주가상승 기세가 심상치 않다.

"어 어"하는 사이에 600선을 돌파했으며 620선에 바짝 다가섰다.

하루 이틀만 더 오르면 650선을 눈앞에 두게 된다.

상승이 거듭되면서 단기과열권에 진입했다는 지적이 무색해지고 있다.

이같은 연초랠리를 만들어낸 장본인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증권거래소시장에서 단 14일만에 2조4천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처음엔 금융주와 삼성전자 SK텔레콤등 핵심블루칩만 사들이더니 이제는 삼성전기 삼성SDI LG전자 LG화학 SK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대한항공 신세계 등 블루칩과 옐로칩으로 매수범위를 넓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장세의 특징을 ''외국인에 의한 유동성 장세''로 규정하고 있다.

설 연휴이후에도 상승장세가 이어질지 여부는 역시 외국인이 쥐고 있다.

이는 설연휴를 통해 발표되는 미국 주요기업의 실적과 금리인하 여부에 달려 있다는게 한결같은 분석이다.

◆미국 주요기업 실적발표=이번주에 5백개가 넘는 미국 기업의 4·4분기 실적이 발표된다.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온다면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특히 반도체주와 통신주의 실적이 삼성전자와 SK텔레콤,한통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해 지수도 크게 영향받을 전망이다.

현재까지 전해진 월가의 분위기는 기술주의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주 인텔과 IBM의 실적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 삼성전자가 큰폭으로 올랐다.

대우증권은 특히 루슨트 테크놀로지,텍사스 인스트루먼트,컴팩,퀄컴등의 실적에 주목하라고 지적했다.

◆국내외 금리인하 여부=오는 30일 열리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 전세계의 이목이 쏠려있다.

금리인하 여부와 금리인하폭이 전세계 증시에 미칠 파장 때문이다.

이종우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를 이번에 내린다는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폭은 0.25%포인트가 될 것이란게 현지의 대체적 관측"이라고 전했다.

한국에선 오는 2월1일께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

채권시장 지표인 국고채 유통수익률과 콜금리간 격차가 0.4∼0.5%포인트에 불과해 콜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실제로 그렇게 결정될지는 미지수다.

◆유가와 환율도 변수=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1백50만 배럴의 원유 감산에 합의했다.

이로인해 지난주 후반 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유가의 상승은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주게된다.

미국 부시정부가 강한 달러 정책을 표방하면서 엔화가치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엔화가치 약세는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한국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게 된다.

원화가치가 동시에 하락한다면 수출경쟁력은 높아지게 되겠지만 외국인의 환차손이 늘어나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전망=심리적으로는 650선까지,매물대로 살펴봤을땐 700선까지 상승은 무난한 것으로 분석된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9월 주가가 500선으로 추락하기전 박스권 하단이 650선"이라며 "이 지수대에 포진하고 있는 매물의 소화여부가 추가상승의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또 650선에 도달하면 연초이후 상승률이 30%에 달하기 때문에 차익실현매물도 서서히 흘러나올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의 누적거래량을 기초로 매물대를 분석했을때 700선을 넘어서야 본격적인 매물벽에 부딪친다.

전문가들은 설 연휴 이후에도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가 이어진다면 업종대표주와 중저가 대형주에 관심을 기울여 보라고 권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