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성(性)적인 면에서 보면 여성은 ''축복'' 그 자체다.

남성들이 그 ''공격성'' 때문에 말한마디 잘못하면 직장에서 쫓겨나는 게 요즘 세태지만 여성은 구조적으로 남성들이 사랑하지 않고 배기지 못하게 만들어져 있다.

1966년 발표된 마스터즈와 존슨의 ''인간의 성반응''에는 중요한 발견이 기록돼 있다.

그 중 하나는 여성만이 가지고 있는 ''반복 오르가슴''이다.

남성들은 성행위 뒤에 잠복기가 있어서 몇분에서 몇십분간 꼼짝못하지만 여성들에겐 그런 불감응기가 없다.

곧바로 재도전이 가능할 뿐 아니라 성관계 중에는 여러차례의 오르가슴을 느낀다.

여성에게만 있는 ''음핵(클리토리스)'' 덕분이라는 게 근거다.

인간의 여성에게만 있는 ''성적 기쁨을 위한 기관''이 여러차례의 반복적인 흥분상태를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남성의 성기가 생식과 배출 업무를 다 맡는 데 비해 여성에게는 ''열락''만을 전담하는 조직을 주었다는 것은 특혜가 아닐 수 없다.

남성의 질투를 유발할 만하다.

이 발견으로 몇십년간을 믿어왔던 프로이드의 ''질을 통한 오르가슴만이 성숙된 것''이라는 남성우위론적 성관념에서 벗어나게 됐다.

물론 이런 얘기들이 다 맞는 것은 아니다.

우선 ''반복 오르가슴''만 해도 모든 여성이 다 느끼는 것은 아니다.

여성 가운데 약 20%만 이런 ''신통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일부 영장류도 음핵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여성은 틀림없이 남성보다 많은 ''선물''을 받았다.

발정기가 없이 1년 3백65일 남성을 받아들일 수 있게 돼 있는 것은 인간이 유일하다.

포유류 중에 유일하게 마주보며 관계를 갖도록 성기의 위치가 정해진 것도 인간 여성이 받은 특혜다.

섹스를 ''생산'' 목적이 아닌 경우에도 필요한 ''업무''로 공인해 준 것이다.

이렇게 천부적 특혜를 받은 여성이 성생활을 주도해 가는 양상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 수 있다.

수컷이 온갖 아양을 떨어야 겨우 ''관계''를 가질 수 있는 동물의 세계가 인간에게도 다가오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남성탄식론이 나올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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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영재 산부인과 원장

<>연세대 의대 졸업(의학박사)
<>세브란스병원.차병원.건대민중병원 산부인과 과장
<>대한산부인과학회 부이사장
<>아시아성학회 부회장
<>대한의사협회 이사
<>저서 ''임신과 출산, 아기의 365일'' ''타이밍 임신법''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