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개발한 항생제 팩티브에 대한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신약승인이 보류됨에 따라 미국 FDA가 보수화되고 있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국 LA타임즈가 FDA의 무분별한 신약승인을 비판하는 기사를 내보냄으로서 이러한 시각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LA타임스는 최근 FDA가 신약승인을 신속하게 처리하라는 압력에 밀려 무더기로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93년 이후 FDA가 승인한 신약중 7건이 사망 등의 부작용을 유발해 승인이 철회됐다.

이들 신약은 FDA가 내부 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승인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부작용으로 1천2명의 목숨을 빼앗은 것으로 추정됐다.

FDA는 지난해 2월 내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위장관자극증후군 치료제인 로트로넥스를 승인했다.

그러나 이 약이 5명의 죽음을 유발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지난해 11월 승인을 취소했다.

당뇨병 치료제 레줄린도 97년 일부의 반대속에서 승인됐으나 3백91건의 사망사고와 관련됐다는 보고서가 제출된 뒤 지난해 3월 승인이 철회됐다.

FDA의 신약승인은 지난 93년 이후 가속화됐다.

86년부터 92년까지는 신약심사기간이 평균 24.5개월이었으나 93년부터 99년중 16.2개월로 대폭 단축됐다.

FDA의 승인을 거쳐 시장에 나온 신약이 88년에는 4%에 불과했으나 98년에는 무려 66%로 증가했다.

이같은 무더기 신약승인으로 부작용 신고건수도 93년 13만6천8백건에서 99년에는 25만8천1백여건으로 89% 늘었다.

지난 92년 미국 정부가 신약승인을 조기에 완료토록 하는 법안을 제정한 이후 승인이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국내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LG화학이 개발한 차세대 항생제 팩티브의 승인이 유보된 것은 FDA의 보수화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며 "업체들이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