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이션 네트워크를 만들자"

한국경제신문과 전경련 지식경제센터가 선정한 "21세기 경제발전을 견인할 21가지 미래 핵심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하기위해선 "혁신시스템"이 국가전략차원에서 짜여져야한다.

디지털시대 혁신시스템은 "네트워크"다.

한국처럼 경제규모가 작은 나라일수록 "상호 연결된 집단의 기하급수적인 파워"을 이끌어내지 않으면 안된다.

정보기술(IT)생명공학(BT)초정밀기술(NT)를 중심으로 한 기술네트워크에서부터 산.학.연 ,국내기업과 다국적기업,대기업과 중소기업,서울과 지방간의 네트워크를 통해 "이노베이션 빅뱅"을 일으켜야한다.

한국에 주어진 시간은 많지않다.

우리가 씨름중인 4대 개혁같은 시스템개혁을 일찌감치 끝낸 서구선진국들은 오직 미래기술개발에 경제력을 집중하고있다.

이번 선정작업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한국이 정보기술(IT) 생명공학(BT) 초정밀기술(NT)로 요약되는 "3T 세계기술대전"에서 전승국 대열에 들려면 "전방위 혁신인프라" 즉,"이노베이션 네트워크"를 만들지않으면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왜 "3T"인가=IT,BT,NT중에서 어느 한 기술만으로 "21세기 기술대국 반열"에 오를수없다.

2개를 버리고 나머지 1개를 세계최고수준으로 키운다는 것도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를테면 인체의 뇌혈관 속을 누비면서 내시경처럼 건강 진단을 하는 검사 기기를 만들거나,국회 도서관에 소장된 방대한 분량의 정보를 엄지 손가락 크기의 메모리에 전부 수록할수 있게하는 것은 NT기술로 분류된다.

NT(Nano-Technology)는 1나노(10억분의 1m) 크기의 기계 나 회로를 가공하거나 원자를 임의대로 나열해 완전히 새로운 소재 등을 만들어 내는 초미세 가공기술이다.

하지만 BT와 IT가 수준이하에 머물 경우 인체 내부에 침투가능한 미세로보트 개발은 공념불로 끝난다.

바이오산업의 초기단계인 생물정보학(Bioinfomatics)도 BT만으론 안된다.

이번에 선정된 미래기술을 통해 읽을 수 있는 것은 "기술과 인간의 조화"에 바탕을 둔 인간친화형 산업기술이 신산업혁명을 주도할 것이란 점이다.

인류의 생활 수준이 성숙해지고 고도화될수록 신산업의 기본 방향은 "인간 생활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것"으로 설정돼나가는 것이 당연지사다.


<>선택과 집중=전문가들은 한국이 나름대로 경쟁력을 가진 전자상거래 생명복제 D램반도체 등 주도 분야(리딩그룹)와 "선택과 집중"을 제대로 하면 세계최고 수준을 따라잡을 싹이 보이는 보안기술 연료전지 광컴퓨터(캐취-업 분야)에 연구개발역량을 우선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선진국이 일찌감치 앞서나가 한국과 현격한 격차를 보이고 있는 우주기술 첨단진단장비 환경산업 등 분야에선 전략적 제휴를 통한 "벤치마킹"이나 아웃소싱 전략을 구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기술분야와 수준에 알맞는 다원적인 전략을 통해 한정된 역량을 치밀하게 효율적으로 배분,투입해야 선진국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개성과 창의를 존중하는 사회분위기가 관건=이번 작업에 참여한 전문가그룹은 핵심 기술을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시스템을 체계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번 선정작업에 참여했던 정재관 현대종합상사 사장은 "튼튼한 기초 교육이 있어야 핵심 미래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세계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개성,자율,창의성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적으로 조성되고 기술 분야에 능력있는 사람들이 몰리도록 그들을 우대하는 풍토가 마련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