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경제=올 한해 세계경제에서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은 미국과 유럽의 성장률이 역전돼 유럽의 옛 영화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90년대 이후 세계경제를 실질적으로 주도해 왔던 미국경제는 응답자의 절반이 올해는 성장률이 3~3.5%로 둔화될 것으로 대답했다.

지난해 성장률이 5% 내외로 추정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특히 미국 국민들의 부채상황과 경상수지적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2.5% 이하의 경착륙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42.3%에 달했다.

반면 유럽경제는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돋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응답자의 71.5%가 올해는 3~3.5%의 지난해 수준이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아시아 경기의 둔화에 따라 대외환경이 다소 어두워진다 하더라도 출범 3년째를 맞은 유럽통화동맹(EMU)의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역내교역 증가와 같은 자체성장동인이 클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경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이번 응답자의 64.3%가 올해도 일본경제 성장률을 1~1.5%로 보았고,21.4%가 1% 이하로 재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치적인 불안이 예상되는 데다 금융권 구조조정이 진전되지 않고 있고 제로금리 정책 포기 이후 나타나고 있는 디플레 효과를 경기부진의 근거로 꼽았다.


<>개도국 경제=개도국중에서 가장 관심이 되는 국가는 중국이다.

상반기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예상되는 데다,99년 하반기 이후 내수시장을 겨냥해 추진해온 성장전환정책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평가해 볼 수 있는 한 해이기 때문이다.

한경 밀레니엄 포럼에 속한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중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한마디로 낙관적이다.

응답자의 78.6%가 성장률이 지난해 7%에서 8%대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개도국 경제에 대한 시각은 다소 부정적이다.

응답자의 57.1%가 개도국 성장률은 지난해 6%에서 올해는 5%대로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5% 이하로 급락한 것이라는 시각도 42.9%나 됐다.

금융위기 재연가능성을 올해 개도국 경제둔화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외가격변수= 올해 대외가격변수에 따른 부담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30달러 이상의 고유가 국면이 지속돼 우리 경제에 커다란 부담이 됐던 국제유가는 응답자의 85.7%가 현재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설정하고 있는 22~28달러대로 다소 안정될 것으로 보았다.

30달러 이상의 고유가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응답한 전문가는 14.3%에 불과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백~1백10엔선이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응답한 사람이 78.6%에 달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연구기관에 속한 응답자일수록 국제금융시장에서 모리 내각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는 점을 들어 엔.달러 환율이 1백10엔 이상으로 상승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급등락을 거듭한 유로화 가치는 65.5%가 올해는 0.90~0.95달러대로 다소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당 1달러 이상 회복될 것으로 보는 응답자도 26.3%에 달했다.

이처럼 유로화 가치가 회복될 것으로 보는 것은 90년대 이후 처음으로 미국과 유럽간의 성장률이 역전될 가능성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