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주가 등락에 따라 매일매일 희비가 교차하는 곳이다.

주가 변동성이 큰 코스닥시장에서는 희비 쌍곡선이 더욱 분명하게 그려진다.

특히 올해 코스닥은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뒤 9개월여만에 사상최저치로 미끄러지는,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드라마"를 연출했다.

그만큼 화제주도 많았다.

한국경제신문 증권2부 기자들이 추려뽑은 코스닥 화제주를 소개한다.

○…올해 코스닥시장을 풍미한 가장 대표적인 종목은 새롬기술이다.

지난해 8월 2천3백원(액면가 5백원)의 공모가격에 등록된 이 종목은 올 2월에는 최고 30만8천원까지 올랐었다.

6개월만에 1만3천2백91%라는 경이적인 상승률을 기록하며 ''새롬신화''라는 말을 회자시켰다.

투자자들간 특정종목 동우회가 결성된 것도 새롬이 처음이다.

새롬은 초기투자자들에게는 말그대로 ''대박''을 안겨주었다.

새롬의 폭등은 다음커뮤니케이션 핸디소프트 주성엔지니어링 등 기술주의 동반상승으로 이어져 ''코스닥 붐''을 일으켰다.

하지만 ''새롬 신화''는 투자자들의 기대수익을 높여 결과적으로 코스닥에 거품을 생성시키는 부작용도 낳았다.

나스닥에서 기술주에 대한 거품논란이 불거지고 영업에서 이익을 내지 못한다는 약점이 부각되면서 새롬기술의 주가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연말종가는 최고가 대비 98.6% 하락한 5천5백원.주가도 많이 떨어졌지만 특히 거래가 많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치명타를 입힌 종목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올해 거래대금이 37조7천6백90억원으로 코스닥 1위다.

많을 때는 하루에 1조원 이상 매매되기도 했다.

○…A&D(인수후개발) 테마를 이끈 리타워텍도 새롬기술 못지않게 주목을 끌었다.

리타워텍은 코스닥에 상장된 송풍기 제조업체인 파워텍을 올초 인수해 탄생했다.

리타워텍으로 바뀐 뒤 하루가 멀다하고 기업을 인수했다.

자회사만 20여개에 달한다.

특히 제3자배정 증자를 통해 인수대상기업 대주주 보유주식과 자사주식을 맞바꾸는 형태로 신규자금을 거의 들이지 않고 기업을 사들여 눈길을 끌었다.

주가도 엄청나게 올랐다.

하지만 약발은 오래가지 않았다.

제3자 배정증자로 인한 주식물량 증가가 우선 주가를 억눌렀다.

끊임없는 주식교환과 ''자가발전식 재료 발표''로 투자자들의 의혹을 샀다.

리타워텍에 이어 바른손 동미테크 신안화섬 등이 A&D 관련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A&D 관련주는 늘 작전설에 휘말렸다.

실제로 A&D의 주체였던 미래랩(벤처인큐베이팅 업체)이 지분을 팔아치운 바른손의 경우 금융감독원의 불공정거래 조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코스닥의 주식은 올랐다 하면 상한가고 내리면 하한가였다.

그러다보니 연속 상한가나 연속 하한가 기록도 대단하다.

코스닥의 올해 연속 상한가 기록은 화공약품 및 유류 유통업체인 동특이 갖고 있다.

동특의 최대주주는 H&Q다.

H&Q는 옛 쌍용투자증권을 인수해 굿모닝증권으로 바꾸어놓은 국내에서도 이름난 외국자본이다.

바로 이 H&Q의 인수설이 나돌면서 지난 1월20일부터 3월17일까지 거래일 기준으로 40일 연속해서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이 기간 주가상승률은 8백65%.기세등등했던 주가는 그러나 타이거오일과의 합병이 무산되면서 곤두박질쳐 지금은 4천2백90원으로 최고가 대비 98.6% 하락했다.

연속 하한가 기록은 정현준 사장의 주가조작사건으로 폭락한 한국디지탈라인(9일 연속)이 세웠다.

○…공모주 청약 때부터 화제를 뿌린 종목도 수두룩하다.

액면가(1백원)의 3백50배(3만5천원)로 사상최고가 공모기록을 세운 네오위즈와 액면가(5백원)의 3백배(15만원)로 2위에 랭크돼 있는 한국정보공학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들 종목은 등록후 주가가 고꾸라져 공모주 거품논란을 촉발했으며 결국은 공모가 산정방식을 변경하는 단초를 제공했다.

회사측과 주간사회사도 주가하락으로 곤욕을 치렀다.

특히 주가 하락세를 막기 위해 한국정보공학이 실시한 무상증자 2백%는 아직까지도 경이적인 기록으로 남아있다.

○…주식도 없이 주식을 매도하는 이른바 ''공매도'' 때문에 주가가 폭등했던 종목도 있다.

성도이엔지다.

지난 4월 대우증권 창구를 통해 나온 공매도를 매도주체인 우풍상호신용금고가 해결하지 못하자 브로커를 맡은 대우측이 성도이엔지 주식을 구하는데 혈안이 됐다.

이에 따라 성도이엔지 주식은 한때 증권가에서 ''금으로 만든 주식''으로 통했다.

성도이엔지의 공매도 파문은 씁쓸한 결과를 남겼다.

우풍금고는 망했고 성도이엔지의 서인수 대표도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이밖에 마크로젠은 코스닥시장에 단기간이나마 바이오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지난 2월에 상장됐으며 상장직후 26일간 상한가 퍼레이드를 벌였다.

당시 나스닥에서 바이오벤처 주가가 고공행진을 했으나 코스닥에선 이렇다 할 바이오 종목이 없어서 마크로젠의 등장은 투자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양홍모·임상택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