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가 19일 남대문 메사패션몰 13층에 문을 연 남대문 외국인 구매안내소의 고동철(48) 초대 소장에게는 ''비밀리스트''가 있다.

2백여명에 이르는 외국인 바이어들에 대한 각종 정보를 모아놓은 자료가 바로 그것이다.

여기에는 바이어의 연락처는 물론 좋아하는 한국음식,상품스타일 등이 기록돼 있다.

그는 "시장옷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바이어들의 개인성향까지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고 소장은 지난해 6월 시장상품의 수출 확대를 위해 동대문시장 외국인 구매안내소를 맡으면서 재래시장과 인연을 맺었다.

남대문으로 자리를 옮기기 직전까지 성사시킨 수출실적은 50억원선.

동대문안내소가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자 무역협회는 남대문시장에도 구매안내소를 내고 그를 초대 소장에 임명했다.

동대문의 성공을 남대문으로까지 이어가도록 한 것이다.

"남대문시장의 액세서리와 아동복은 가격 품질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패션왕국 프랑스 파리 한복판에서 ''메이드인 남대문''옷을 입은 어린이들을 보는게 소망입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고 소장은 철저한 현장중심주의를 내걸었다.

그는 밤 12시를 넘어 퇴근한다.

''밤장사''를 하는 상인들과 시장에서 수출상담을 벌인다.

남대문안내소 개소 1주일만에 1억원의 수출실적을 올린 것은 이같은 노력의 덕택이다.

고 소장은 "재래시장이 불황속에서 살아날 수 있는 길은 수출뿐"이라며 "남대문 시장 수출확대를 위해 시장사람들과 함께 뛰겠다"고 다짐한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