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야기는 약간의 픽션이 가미된 골퍼와 캐디의 ''동상이몽(同床異夢)''입니다.

영화를 보듯이 읽어주세요.

#1.골퍼-얼마 만의 필드행인지. 잠을 설쳐서 제대로 못잤다.

오늘 1백타를 깰 수 있을까.

새로 산 드라이버는 잘 맞을까? /캐디-음.오늘따라 왜 이리 일하기 싫을까.

#2.골퍼-첫 홀 티샷. 기가 막히게 잘 맞았다.

그런데 왜 굿샷이라는 외침이 들리지 않는 걸까? 캐디 표정이 어둡다.

앗! OB가 났단다.

/캐디-죽이는 폼이다.

프로인가.

땅! 에그머니 폼만 프로다.

#3.골퍼-2번홀.

캐디에게 해저드를 넘기려면 얼마나 쳐야 되느냐고 물어봤더니.콧방귀를 뀌며 가소롭다는 듯이 ''무리하지 마시고 아이언으로 치세요''한다.

으.캐디가 날 무시했다.

두고봐라.에잇 땅! 어…어…''퐁당'' /캐디-해저드까지 2백70야드.

순진무구한 아저씨가 해저드를 넘기겠다고 으르렁거린다.

아마도 자신의 능력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는 신종 불치병 ''우즈 바이러스''에 걸린 듯하다.

아이언을 잡으라는 나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실행했다.

내가 뭐랬어.

#4.골퍼-4번홀.

굉장히 잘 맞았다.

그런데 어디로 가는 거야.

설마? OB?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캐디에게 물었는데 "사장님.저건 아주 퍼펙트한 OB입니다" 이보다 더 얄미운 캐디는 없을 것이다.

말 좀 이쁘게 하면 누가 잡아먹나.

/캐디-예상했던 일이다.

''가봐야 알겠는데요. 혹시 모르니까. 잠정구를 치세요''라는 말을 하기도 이제 지쳤다.

OB를 한 두 개 내야지.

완벽한 OB라는 말에 몹시 서운한 눈치다.

#5.골퍼-1백85야드 파3홀.

오! 완벽한 버디 찬스다.

그린에서 내 볼을 깨끗이 닦고 정성스레 라인을 읽어주는 캐디의 모습에 그만 감격했다.

/캐디-한 분만 온그린했다.

나머지 세 분 어프로치샷할 동안 온그린된 볼을 최대한 집중해서 라인을 봐드렸다.

이 볼이 제발 들어가야 진행시간을 조금이라도 단축시킬 수 있을텐데.

그런데 저 손님 왜 날보며 감격하고 있지?

#6.골퍼-버디는 못했지만 ''오케이'' 파는 했다.

그런데 갑자기 캐디가 내팔을 부여잡고 다음 홀로 가서 티샷을 먼저 하란다.

그러면서 "사장님.더블보기 하셨어요?"라고 묻는다.

"언니, 나 파했어" /캐디-너무 늦었다.

최악의 상황이다.

저 손님이 뭐했지?

''더블보기했나요''하고 물었더니 두 눈을 부라린다.

에그 죄송.

진행이 느리니 눈에 보이는게 없다.

골프스카이닷컴 제공(www.golfsk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