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바람이 불어오는 인천 가좌동 일대는 가구산업의 메카다.

바로크가구 라자가구 레이디가구 등 수십개 가구업체들이 이 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이 부근에 동성사무기기(대표 이강종)도 있다.

이 회사는 의자만을 만든다.

그런데 사장실 벽에는 실용신안을 비롯한 지식재산권 획득증서가 가득하다.

실용신안 11건 의장등록 8건 등 19건에 이른다.

의자 한 품목만 만드는데 지식재산권이 왜 그리 많은가.

이는 이강종 사장의 신조인 "땀경영"에서 나온 결과들이다.

그는 열심히 땀을 흘려가며 기업을 일구는 사람이다.

땀흘리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는게 그의 철학이다.

머리만 굴려 돈을 버는 사람을 가장 싫어한다.

제품 하나를 만들 때도 정성을 달하고 땀을 흘린다.

그래야 보람도 느낄 수 있다고 그는 확신한다.

이 사장은 기름때 묻은 작업복을 입는 것을 즐긴다.

생산현장에서 직접 부품을 나르고 드라이버로 제품을 조인다.

아이디어를 내 신제품을 개발하고 도면을 직접 그리기도 한다.

이 회사가 "글라이드 틸팅메커니즘"과 "슬라이딩 메커니즘"이라는 독특한 기능의 의자를 개발한 것도 땀의 소산.의자는 일반 가구와는 달리 신체가 직접 접촉하는 제품이다.

인체공학적으로 만들어야 허리가 아프지 않고 피로도 덜 느낀다.

이 제품은 몸을 뒤로 젖히면 자연스레 등판이 밀리면서 좌판이 올라가 편안한 상태를 유지시켜 주도록 설계돼 있다.

동성사무기기는 이 사장이 종업원과 공동으로 94년에 설립한 회사.그가 창업을 결심하고 몸담고 있던 회사를 그만두자 그를 형님처럼 따르던 종업원들이 함께 사표를 내고 나왔다.

밥짓는 아줌마까지 따라나와 십시일반으로 출자해 기업을 세웠다.

경영인은 보통 오너경영인이나 전문경영인으로 나뉜다.

하지만 그는 이런 이분법보다 종업원의 "형님"경영인이라는 호칭이 더 적합하다.

이 사장과 종업원들이 땀을 흘린 덕에 올해 의자만으로 90억원의 매출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중 수출은 1백만달러에 이른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와 같은 중동을 비롯해 홍콩 중국 인도 등지로 의자를 내보낸다.

외국 바이어들도 땀흘려 만든 제품을 알아보는 것 같다.

(032)582-5011

김낙훈 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