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가 날개 돋친듯이 팔리고 있다.

오즈세컨 XIX 텔레그라프 등 여성복 매장에서 치마가 ''효녀''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바지는 치마에 밀려나면서 판매가 부진하다.

"치마가 바지보다 많이 팔리기는 10여년만에 처음"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치마가 다시 유행을 타기 시작한 것이다.

오즈세컨에서는 10월부터 11월까지 두달동안 겨울용 치마 1만5천장이 팔렸다.

지난해의 2배 정도다.

오즈세컨의 최종숙 팀장은 "바지는 치마의 절반수준밖에 팔리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텔레그라프에서도 치마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매장당 하루에 최대 1백장까지 팔리고 있다"는 게 디자인실측의 설명이다.

바지가 많이 팔리기로 유명한 XIX에서도 최근 16만9천원짜리 치마 4백장이 1주일만에 매진됐다.

XIX의 권오향 이사는 "작년까지만 해도 치마와 바지의 판매 비율이 3대7 정도였지만 올들어서는 완전히 역전됐다"고 말했다.

치마가 이처럼 잘 팔리는 이유로는 우선 유행이 꼽힌다.

올 겨울 패션트렌드는 60년대와 80년대를 모방한 복고풍 스타일.

60년대와 80년대는 여성다움을 강조한 디자인이 인기를 끌면서 치마가 크게 유행했었다.

이같은 경향이 되살아나면서 치마가 화려하게 컴백하게 된 것.

판탈롱(나팔바지)이 판을 쳤던 70년대풍이 유행을 했다면 바지가 히트를 쳤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0년여간 계속된 ''바지독주''에 대한 반발도 치마의 명예를 회복시킨 요인으로 지적된다.

갤러리아백화점 오원만 팀장(여성복팀)은 "치마를 사입지 않았던 것을 후회라도 하는 듯 한꺼번에 2∼3장씩 사가고 있다"고 말했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