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보다 많은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려면 노동 환경 개선을 수반한 기업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

대한상공회의소와 14개 주한 외국상공회의소가 공통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9월 결성한 "주한상공회의소협의회(KIBC,회장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가 4일 처음으로 대규모 회의를 갖고 기업 구조조정과 경영환경 등에 대해 정부의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서울 반포동 메리어트호텔에서 관련 경제단체 대표 등 3백여명의 국내.외 기업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주한 외국기업인들이 본 한국 경제 및 비즈니스 환경"을 주제로 열린 행사의 주제 발표 내용을 간추린다.

◆기업 구조조정(자크 베이사드 주한EU상의 회장)=한국기업들은 대체로 비효율적이며,이런 비효율을 제거하기 위해선 기업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다.

기업 구조조정의 5계명은 △기업이 취약할 땐 자금지원을 중단하라 △강점을 보강하라 △공동 목표를 세워라 △이런 목표를 고수하라 △경영방식을 바꿔라 등이다.

기업 구조조정이란 정상적인 과정이고 관리가 가능해야 하며 공동이익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한국의 기업 및 투자환경(모리시마 히데카즈 서울재팬클럽 부이사장)=한국의 외국인 투자유치는 △고용증대 △장기자본의 유입 △전통적인 재벌의 족벌 경영체제를 벗어난 현대적 경영기법 도입 △경영투명성 확보 △수출증대 등 ''일석오조(一石五鳥)''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한국이 이런 외국인 투자를 보다 많이 유치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불안과 지식재산권 보호 미흡 등 문제점들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한국과 일본은 단 한개의 자유무역협정도 없는 실정이므로 소위 ''NEAFTA(동북아자유무역협정)''를 강력히 지지한다.

◆경쟁력 강화방안(제프리 존스 주한미상의 회장)=한국은 IMF체제 이후 외국인 직접투자가 크게 늘어나는 등 어느 정도의 성공과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이같은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기술 투자,주식시장 개선,연구개발 확대,건전한 노사관행,차입금에 대한 높은 의존도 탈피 등이 필요하다.

◆정부 규제완화와 노동문제(박용성 대한상의 회장)=행정 절차의 간소화같은 지엽적인 개혁이 아니라 기업활동 전반에 걸쳐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규제의 개혁이 필요하다.

한국의 노동문제를 보는 외국인의 시각은 여전히 투쟁일변도이며 최근 공기업 파업예고 등 동계투쟁 분위기 확산으로 노사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기업경쟁력의 발목을 잡는 문제조항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