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남북 이산가족 방문단으로 서울과 평양을 찾았던 이산가족들이 지난 2일 귀환했다.

이산 반세기의 한을 풀기에는 2박3일이 너무나 짧았지만 이번 2차 상봉은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2차 상봉에서 가장 주목되는 성과는 남측 방문단의 김삼례(73.여)씨가 지난 87년 서해상에서 조업중 납북된 동진27호의 갑판장이었던 아들 강희근(49)씨를 만난 것이다.

납북자와 국군포로를 ''넓은 범주의 이산가족'' 틀에서 다루기로 한 정부방침이 거둔 첫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들 모자의 상봉사실을 북측 언론들이 공개해 향후 이산가족 상봉에도 4백87명에 이르는 납북자가 포함될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첫날 단체상봉때 북에서 재혼한 부인과 아들을 데리고 나온 강씨는 "어머니를 이렇게 만날 줄 몰랐다"며 기뻐했다.

강씨는 그러나 "우리는 38선을 넘어 (북한) 경비정에 단속됐다"며 남측의 납북주장을 부인했다.

강씨는 지난 1일 공동오찬때에는 어머니를 위해 ''칠순상''을 차려주며 "통일되면 모시겠다"고 말했다.

또 2차 상봉의 성사로 이산가족 만남이 정례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상봉비용을 1차때의 절반수준인 9억5천만원으로 줄이고 가족상봉 시간을 최대한 늘린 것도 성과다.

과도한 선물로 인한 잡음도 사라졌다.

그러나 북측의 ''까탈스런'' 문제 제기에 따른 잦은 일정 지연과 차기상봉 일정 미정, 상봉장에서 북측 가족들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찬양발언''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북측이 남북 이산가족 방문에 대한 조선일보 인터넷 기사를 문제삼아 평양을 취재중인 당사 기자를 4시간 가량 사실상 억류한후 해명과 사과를 요구한 것과 같은 사건이 재발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