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도 우리 경제를 어떻게 이끌어갈지를 고심하고 있다.

구조조정의 성공적 마무리가 최우선 과제이지만 최근 소비와 투자가 급랭 양상을 보이는 등 경기가 심상치 않아서다.

이와 관련, 진념 재정경제부 장관은 "거시경제 지표가 다소 희생되더라도 체감경기를 좋게 하는데 내년 경제운용의 최우선 과제를 두겠다"고 밝혔다.

◆ 구조조정 마무리에 최선 =정부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내년까지 구조조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은 국민의 정부 최대 과제"라며 "내년엔 기업 금융 공공 노동 등 4대부문 개혁의 마무리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데 경제 운용의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2년 이후부터는 각종 선거로 강도 높은 개혁을 하기엔 현실적으로 제약조건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금융지주회사 설립과 금융기관 클린화, 신용금고 신협 등 부실서민금융기관 정리, 공기업 민영화 등이 강력하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 체감경기 호전에도 초점 =정부는 구조조정의 성공적 마무리를 위해 최근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투자와 소비심리를 부추길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지나치게 위축된 투자와 소비심리가 우리 경제를 짓누를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에 제한된 범위내에서 경기활성화 대책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고려하고 있는 대책은 크게 세가지다.

하나는 내년 재정지출을 상반기나 연초에 집중시켜 일시적으로 수요를 진작시키는 것이다.

신도시 추가 건설과 사회간접자본(SOC)투자 확대도 고려되고 있다.

둘째는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다.

저금리가 유지돼야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덜어지고 시중 자금이 증시로 몰려 경기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론 주식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주식시장이 오를 경우 기업들이 보다 원활히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이 트여 투자가 늘어나고 개인 소비도 증가한다.

재경부는 그러나 전면적 경기 부양책을 검토하고 있진 않다.

◆ 6%대 성장이 목표 =정부는 내년 거시경제 운용 목표를 성장률 5∼6%, 경상수지 흑자 80억달러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

또 소비자물가는 3% 안팎에서 안정시키기로 했다.

올해에 비해 성장률과 경상흑자는 소폭 낮아지거나 줄고 소비자물가는 다소 오르는 수준이다.

재경부는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을 빠르면 12월초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강현철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