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은행과 광주 제주은행은 한빛은행을 배제한 별도의 지주회사를 설립하겠다는 뜻을 정부에 밝혔다.

또 한빛 평화 광주 제주 등 4개 은행은 모두 5조7천6백억원의 공적자금 투입을 요청키로 했다.

조건부 승인을 받은 조흥 외환은행을 포함, 6개 경영평가 대상은행들은 22일 이같은 내용의 수정경영개선계획서를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했다.

◆ 공적자금 요청 =한빛은행은 지난 9월 말 경평위에 제출했던 공적자금 소요액 3조7천억원보다 1조1천억원 늘어난 4조8천억원을 요청했다.

평화은행은 SK에 카드부문 매각 허용을 전제로 2천6백억원을 신청하기로 했다.

카드부문 매각이 승인되지 않을 경우 평화은행이 부실자산을 떨어내고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을 10%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액수는 5천8백억원이다.

광주은행은 당초보다 늘어난 5천억원을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고 제주은행은 2천억원이 투입되면 클린뱅크로 거듭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 부실자산 처리 및 인원정리 =한빛은행은 연말까지 5조원의 부실채권을 추가로 CRV(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은행도 이달 안으로 미국 서버러스에 4천2백억원의 부실채권을 매각할 방침이다.

인원정리와 관련, 한빛은행은 1천5백명 감원을 단계적으로 이행한다는 생각이고 광주은행은 이미 1백48명(11%)을 명예퇴직시켰다.

제주은행도 64명(16%)의 명퇴신청을 받아 놓은 상태다.

평화은행은 명퇴규모를 기존 74명에서 1백50명 안팎으로 늘리려 하고 있지만 노조가 반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 지주회사 구도 =평화 광주 제주은행은 최근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경남은행 등 1∼2곳의 지방은행을 포함해 별도의 지주회사를 설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빛과 함께 통합될 경우 사실상 지방은행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이들 은행은 노동계 지역여론 등을 엎고 별도 지주회사 설립이 필요한 당위성을 수정계획서에 담았다.

◆ 조흥과 외환 =''독자생존 조건부 가능'' 판정을 받은 조흥은행과 외환은행도 ''보완이행계획''을 제출했다.

조흥은행은 현재 7조3천억원에 달하는 고정이하여신을 내년 말까지 1조3천9백억원 수준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제출했다.

또 내년 말까지 희망퇴직으로 2백명 이상의 직원을 줄일 계획이다.

외환은행은 1.4분기까지 외환카드사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내년 상반기중 공모증자를 통해 3천억원의 자본확충이 무산될 경우 후순위채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 정부의 방침 =금감위는 수정경영개선계획이 충분치 않으면 경영개선명령을 발동해 강제 통합하기로 했다.

현재로선 광주 평화 제주은행의 독자 지주회사 설립 건의는 수용키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감위 고위 관계자는 "끝까지 타당성없는 계획을 고집할 경우 적기시정조치의 최고 단계인 경영개선명령을 내려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강제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하.이상열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