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엄청난 빚더미에 짓눌려 신음하고 있다.

한전이 국내외 금융기관 등에 지고 있는 부채는 지난 6월말 현재 무려 31조7천억원에 이른다.

90년 이후 신규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소요자금이 늘면서 91년말 7조6천억원 수준이던 부채는 95년 14조5천억원으로 두배로 뛰었고 99년말 33조8천억원으로 다시 두배가 늘었다.

올해 안양.부천 열병합 발전소(5천4백억원), 자회사 파워콤 지분(1차분 5천억원) 등 일부 자산을 팔아 2조원 가까이를 줄였다지만 빚 부담은 여전하다.

해외 금융회사 등에서 빌린 부채만 70억달러 수준에 달하고 있다.

국내에서 빌린 외화 대출금을 포함하면 총 외화부채는 90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난다.

한국 외환보유액의 10분의 1 수준에 육박한다.

한전이 지고 있는 빚의 이자율을 평균 연 7%만 따지더라도 줄잡아 매년 2조2천억원의 이자를 물어야 한다.

원금 상환분까지 포함하면 해마다 4조원에 육박하는 돈을 빚갚는데 써야 한다.

97년 외환위기이후 만기 1년이내의 단기부채를 꾸준히 줄여오고 있지만 여전히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03년까지 외국에 갚아야 하는 돈만도 35억달러가 넘는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