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아침 저녁으로 옷깃을 파고 드는 한기에 감기에 걸리는 사람이 많다.

감기는 해마다 찾아오지만 뚜렷한 대책없이 걸리기 십상이다.

감기와 관련된 잘못 알려진 속설을 믿다가 낭패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김미영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감기와 관련된 잘못 알려진 상식을 짚어본다.

<> 감기는 추위 때문에 잘 걸리는 것은 아니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현재까지 6종이 확인됐다.

그러나 전체 감기의 30%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실험에 따르면 추위는 감기와 별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너무 추워 감기바이러스가 살기 어려운 남극지방에서는 감기가 거의 없다.

반면 한여름에도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기에 걸리게 된다.

감기바이러스는 대체로 저온건조한 상태에서 잘 증식하기 때문에 초겨울에 잘 걸린다.

추운 겨울에는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과 사람들끼리 모여있는 기회가 늘어나 감기에 감염될 확률이 높다.

또 통풍이 안되고 실내흡연 등으로 호흡기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것도 감기에 잘 걸리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 기침 재채기보다 불결한 손이 더 문제다 =콧물감기의 주원인인 라이노바이러스는 기침이나 재채기보다 손을 통해 더 많이 전염된다.

감기에 걸린 사람과 악수를 하면 감기 걸릴 확률이 높다.

손에 있는 라이노바이러스는 4시간 이상 생존할수 있다.

또 감기 유행철에 공중화장실이나 역전 터미널처럼 많은 사람이 왕래하는 곳의 문 손잡이에는 감기바이러스가 득실거린다.

따라서 손을 자주 씻는게 감기예방의 첩경이다.

<> 주사제는 감기치료에 큰 도움이 못된다 =대부분의 경우 감기에 처방하는 주사제는 해열 진통제다.

감기로 전신에 고열과 근육통이 심할때 주사제를 맞으면 효과가 신속하게 나타나서 감기가 빨리 낫는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는 감기치료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간혹 항생제를 주사하는 경우도 있지만 단순 감기에는 항생제가 필요없다.

중이염 축농증 폐렴 편도선염 등이 생기면 선별적으로 맞아야 한다.

주사제의 성분은 먹는 약과 대동소이하며 오히려 약효가 강하고 빨라 예상치 않은 부작용이 생길수도 있다.

<> 감기약을 미리 먹어두는 것은 잘못이다 =감기약은 증상을 완화시킬 뿐 감기바이러스 퇴치에는 도움이 안된다.

미리 감기약을 먹는 것은 약물을 오남용하는 것일 뿐이다.

최근 문제가 된 종합감기약의 페닐프로파놀라민은 상습 복용할 경우 여성에게서 뇌졸중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 약은 교감신경계를 흥분시켜 혈압을 올리고 코의 점막을 수축시키며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이 약은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 등 뇌심혈관계질환이 있는 사람이나 다이어트 용도로 장기복용하는 사람에게 위험할수 있다.

그러나 젊고 건강한 사람이 감기치료를 위해 일시적으로 복용하는 것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강하다.

<> 독감백신을 맞아도 감기는 걸린다 =독감예방접종을 했다고 감기에 안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독감백신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의해 폐렴 고열 근육통증 등을 동반하는 독감에만 효과가 있다.

예방접종시기를 놓쳤을 때에는 "리렌자"(성분명 자나미비어)를 콧속에 분무함으로써 독감바이러스의 침입을 저지, 증세의 호전을 기대할수 있다.

<> 서양에서 유행하는 민간요법 효과 있나 =아연이 면역력을 증강시켜 감기회복에 좋다는 연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아연아세테이트 12.8mg이 함유된 정제를 3시간마다 2~3일간 복용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다.

오히려 과다한 아연섭취로 구리가 결핍됨으로써 성장장애가 우려된다.

서양인들은 닭국물 수프가 감기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

하지만 특별한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고 충분한 수분의 공급이 감기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