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경영 1년만에 흑자 전환"

지난해 9월 삼호중공업의 수주잔량은 겨우 일곱척.

선박건조 회사로서의 존재 자체가 의문시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이 위탁경영을 맡은지 1년만인 11월,삼호가 해외선주로 수주한 물량은 54척.

이는 2002년까지 일할수 있는 조업물량이다.

이에따라 한때 50% 아래로 떨어졌던 조업률도 지금은 1백%에 근접한 정도다.

앞으로 남은 기간을 감안할때 당초 목표치 10억 달러보다 40% 정도 늘어난 14억 달러어치의 수주는 무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여세를 몰아 삼호는 내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하고 2002년까지 1조5천억원을 돌파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당초 2004년을 2년 앞당긴 것이다.

이를 위해 단순 컨테이너 및 유조선 중심에서 벗어나 LNG선 등 고부가가치 수주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삼 호는 LNG선 수주의 기초가 되는 인증을 갖고 있을뿐 아니라 LNG선 발주가 늘고 있어 사업구조 개편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위탁경영을 맡고 있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일부 기술을 전수받는데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한때 세계 5위의 조선 수주량을 기록했던 경쟁력을 다시 확보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게 삼호 관계자들의 예측이다.

삼호가 이처럼 빠른 시간에 정상화 궤도에 올라설수 있었던 것은 물론 세계 1위의 중공업 업체인 현대중공업의 경영능력 덕택이다.

97년 세계 5위의 수주량을 기록했던 한라중공업은 과잉투자와 IMF사태로 부도처리는 되는 운명을 맞았다.

98년 로스차일드를 중심으로 한 투자그룹에 의해 회사 회생 작업(로스차일드 프로그램)이 추진됐으나 이 프로그램이 무산되고 99년 10월 현대중공업이 위탁경영 계약을 체결하고 경영에 개입하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세계 1위의 조선업체 다운 기술 및 노하우를 삼호중공업에 제공했다.

또 삼호와 설계 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꾀했고 여기에 기존 삼호가 보유하고 있던 최첨단 설비와 젊고 우수한 인력이 결합된 덕분에 1년이라는 기간에 정상화될 수 있었다.

삼호의 정상화를 이끌고 있는 이연재 사장은 "고부가가치 사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개편을 통해 내년을 흑자원년으로 만들고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호중공업은 향후 위탁경영 주체인 현대중공업으로 인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5년내에 인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적 호조세가 지속되는 등 주위의 여건이 좋아지면 현대중공업의 인수시기가 더욱 앞당겨질 것이라는게 삼호측의 설명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