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5일 미.일.중.러 4대 강국 정상과 잇따라 회담을 갖는 등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한 ''4강 외교활동''에 본격 나섰다.

이번 4강 외교의 핵심은 한반도의 평화정착.

김 대통령이 이들 정상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여를 위해 각국의 지지를 부탁하면서 당장 회원 가입은 안되더라도 산하 위원회의 ''게스트''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역설한 점도 이같은 맥락이다.

김 대통령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 한.미 정상회담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했다.

김 대통령은 "클린턴 대통령이 방북을 결정하면 적극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클린턴 대통령이 재임기간중에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과 노근리문제를 해결하면 한.미관계 발전에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대통령은 "평양에 가는 문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면서 "미사일 문제에 대한 북한측의 태도 등 제반요인을 감안해 방북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 한.일 정상회담 =김 대통령은 "일본의 대북 쌀 지원은 일본과 북한 관계의 개선뿐만 아니라 북. 미, 남북한 관계 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일본과 북한과의 관계가 진전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김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한.미.일 3국이 안보를 중심으로 협력했다면 앞으로는 북한과의 관계개선에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모리 총리는 "지난번 일.북 국교정상회담에서 일본은 과거 식민지 사죄와 보상에서 접점을 찾기 위한 협상을 한다는 자세로 임했으나 북한이 과거의 입장을 고수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인내심을 갖고 진행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한.중 정상회담 =김 대통령은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은 북한이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국가들과 국교를 수립하는 것을 돕고 있다"면서 "한국이 앞으로 이런 노력을 계속하면 북한에 대한 국제환경이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장 주석이 빠른 시일내 한국을 방문해 주도록 요청했다.

장 주석은 "좋은 기회를 선택해서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 한.러 정상회담 =브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진 회담에서 현재 양국간의 무역 규모가 두 나라간의 잠재력으로 볼 때 미흡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통상 등 경제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북한을 통한 교통망 연결과 이르쿠츠크 가스개발, 나홋카 공단건설 등에서 한국과 러시아가 협력하기로 했다.

브루나이=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