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바이오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삼성그룹은 당초 삼성종합기술원과 삼성전자 등을 중심으로 DNA칩 바이오인포매틱스(생물정보학)사업 등을 검토해왔으나 최근 핵심인 삼성전자가 ''바이오투자 백지화''로 입장을 바꿨다.

삼성전자의 철수선언에도 불구하고 삼성종합기술원은 산업자원부 주도의 국책사업을 중심으로 바이오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혀 삼성의 바이오사업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0월23일 투자자설명회(IR)에서 "바이오사업 계획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 ''제2의 삼성자동차''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바이오에 투자할 계획이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언급을 ''삼성전자가 본업이 아닌 사업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일부 투자자들의 지적에 대한 해명으로 풀이하고 있다.

대우증권의 반도체담당 애널리스트인 전병서 연구위원은 "순수 전자외에 다른 사업은 곤란하다는 게 삼성전자에 대한 주식시장의 정서"라고 말했다.

이런 분석에 비춰 삼성전자는 주주관리차원에서 ''바이오철수''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삼성그룹의 바이오 사업계획을 주도해온 삼성종합기술원은 "산업자원부가 장기 국책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DNA칩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바이오사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책사업인 DNA칩 개발 프로젝트는 지난해 시작돼 2008년에 완료되는 장기 국책 과제로 2002년까지 1단계 사업기간 중에만 1백98억원을 투입하는 대형 사업이다.

서울대 삼성전자 LG전자 등 6개 기관이 주관하고 10개 기업이 참여하는 이 프로젝트의 총괄 책임자를 삼성종합기술원에서 맡는 등 삼성측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당초 종합기술원 삼성정밀화학 삼성의료원 성균관대학교 등 계열기관에 흩어져 있는 바이오사업을 통합,자본금 1천억원 규모의 ''삼성바이오''를 설립하는 방안을 컨설팅업체인 ADL(아더 디 리틀)과 함께 마련했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