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와 웹기획자라는 직업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여유를 느끼며 살 수 있도록 생활에 필요한 좋은 정보를 서로 나누게 해준다는 점이죠"

생활 포털 사이트 리빙OK(www.livingok.com)에서 웹사이트 기획을 담당하는 민구희(27)대리는 이렇게 말했다.

전 직장 현대해상에서 2년 넘게 사내방송 아나운서로 일했던 그는 방송과 인터넷의 공통점으로 "사람냄새"가 난다는 점을 들었다.

민 대리가 디지털 정보가 오가는 사이버공간에서 유독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은 오래된 것을 좋아하는 그의 성격과 무관하지 않다.

사실 민대리는 웹기획자라는 직업에 걸맞지 않게 최근까지 삐삐를 사용한 "아날로그 우먼"이다.

그는 휴대폰이나 인스턴트 메신저처럼 빠르게 연락을 주고받는 매체와 친근하지 못하다.

민대리는 자신을 신문명에 즉시 반응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래서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에 적응하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인터넷이 정서적으로 맞는지에 대해서도 한참 고민했다.

"처음에는 인터넷을 "컴퓨터 덩어리"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부딪혀 보니까 여기도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는 웹사이트 게시판에 빼곡하게 올라오는 사연들을 보면서 인터넷은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일 뿐이며 중요한 것은 그 속에 담긴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계"라는 점을 주목했다.

한번 애착을 가지면 그것이 오래 간다는 민 대리는 리빙OK를 사람냄새 나는 인터넷공간으로 만드는데 온힘을 쏟고 있다.

꽃배달 건강검진 이사 산후조리 등 서비스 알선 사이트만 담당하다가 이번 달부터 리빙OK 전체를 총괄하게 된 그는 생활에 꼭 필요한 사이트를 구현하기 위해 큰 틀을 짜고 있다.

리빙OK는 알선 엔터테인먼트 쇼핑몰 부동산&창업 학원 등 16개 하부 메뉴를 갖춘 SK주식회사의 대형 포털사이트로 무선,보이스 포털 등 다양한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이트 총괄기획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막은 그는 이에 관한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민대리는 현재 서강대 언론대학원에서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다.

요즘엔 논문을 준비하느라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분주한 나날을 보낸다.

논문 주제로는 자신의 일과 관계가 깊은 "인터넷 커뮤니티 활성화 방안"으로 잡았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