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닷컴기업들에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을 위한 인력감축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미국의 e비즈니스 컨설팅 전문회사인 루미넌트는 얼마전 전사적인 구조조정 방안의 일환으로 전체 인력의 18%를 해고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루미넌트는 불과 두 달 전에도 7%에 해당하는 인원에 대한 해고를 단행했다.

이 회사는 인원 감축과 함께 시애틀 및 뉴욕, 워싱턴DC 등에 있는 사무실도 대폭 축소키로 방침을 확정했다.

이 회사의 리처드 스크루그 부사장은 "회사의 이번 방침은 향후 보다 지속적인 성장을 꾀하고 핵심 사업에 회사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닷컴업계에 불고 있는 해고 열풍은 비단 이 회사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세계적인 인터넷 경매업체인 e-베이도 최근 지난해 인수한 자회사 버터필즈의 직원중 15%에 대한 해고 방침을 밝혔다.

최근 불어닥치고 있는 감원과 구조조정의 태풍을 가장 강하게 맞고 있는 곳은 온라인 가구 판매업체들이다.

매출 부진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터넷가구업체 퍼니처닷컴이 대표적인 경우다.

이 회사는 인원감축이 아니라 아예 회사 자체가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

회사는 자금조달이 난관에 봉착하자 전체 직원 88명중 76명에 대한 해고를 통보했다.

살아남은 12명도 회사 자산처분이나 파산절차를 밝기 위한 직원들이어서 사실상 도산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 회사는 이미 올여름 전체 직원중 41%를 이미 "퇴출"시켰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이 때부터 회사의 고급 엔지니어와 고위 임원들의 회사 탈출이 시작됐다"며 "신생 닷컴기업에 대한 회의감이 투자자들 사이에 확산되면서 회사를 더욱 어려운 처지로 몰아 넣었다"고 말했다.

퍼니처닷컴의 경우 인터넷을 통한 가구 구입에 많은 소비자들이 아직 익숙하지도 않을 뿐더러 신뢰를 보내고 있지 않은 점도 회사의 몰락을 재촉했다.

메타그룹의 분석가 진 알바레즈는 "가구는 소비자들이 다리품을 팔아가며 구매하는 비교적 비싼 상품이기 때문에 아직 인터넷 구매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소비자들이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사람들이 실제로 만져보며 촉감을 느낄수 없는 인터넷 구입의 특성상 당분간 웹을 통한 가구 판매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가끔식 발생한 배달 사고와 값비싼 탁송 요금도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든 원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아마존닷컴과 제휴를 발표한 인터넷 가구및 주방용품 업체인 리빙닷컴도 영업을 중단했다.

또다른 온라인 가구판매 업체인 홈포트폴리오도 최근 자사 홈 페이지를 폐쇄하고 응용서비스 제공업체로의 탈바꿈을 선언했다.

전자상거래 전문지인 이커머스 타임스는 최근 이와 관련, "닷컴기업들의 잇따른 "불행"도 안된 일이지만 더욱 안좋은 것은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점"이라고 보도했다.

닷컴기업들의 광고 매출도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욱 줄어들 것으로 신문은 전망했다.

그렇다면 닷컴기업들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한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 타임스는 인터넷시장 조사기관인 포레스터앤가트너의 보고서를 인용, 결코 그렇지만은 않다고 전했다.

포레스터앤가트너는 전자상거래의 미래와 관련, "기업간 전자상거래는 물론이고 기업과 소비자간 전자상거래, 기업 및 정부간 전자상거래는 아직 본격적으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지만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와 함께 "현재 나타나고 있는 구조조정이나 인력 감축은 출범 초기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시행착오의 하나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재정적 기반이 취약한 기업들이 전자상거래 시장에 많이 뛰어들었지만 곧 탄탄한 자본력이 뒷받침된 기업들이 시장에 참여하면서 이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