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프랑스에서는 인터넷 관련 기업 광고가 급증하고 있다.

거액의 광고비가 들어가는 프라임 타임대의 TV 방송에도 인터넷 관련 광고가 등장했다.

올해 상반기중 프랑스의 인터넷 업체들이 광고에 투입한 비용은 30억 프랑(4천5백억원)이 넘는다.

그러나 최근 신경제 전문지 <뉴비즈>의 분석에 따르면 광고비 지출의 규모와 그 효과는 비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접속 서버회사인 클럽 인터넷(club-internet)은 올해 1억프랑 이상을 광고에 쏟아부었지만 10배나 적은 예산을 투입한 프랑스 텔레콤의 계열사 와나두사나 프랑스 야후사보다 실적이 좋지 않았다.

사이트 방문객 수가 이들 두 사이트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상태다.

<뉴비즈>지는 이처럼 광고비 투입과 효과간에 불일치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원인을 몇가지로 분석했다.

첫째 기업과 소비자간(B2C)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경우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TV광고는 별로 효과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공략 대상 고객층을 사전에 파악하고 이에 맞는 계층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것.

인터넷을 잘 모르는 30-50대 주부가 시청자의 주종을 이루는 TV 광고는 e비즈니스에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다.

둘째로 TV 광고가 개인 투자자와 협력업체의 관심을 끄는데나 틈새시장을 노리는 기업들에 유용한 측면이 있기는 하되 광고 시간대를 잘 맞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프라임 타임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예컨대 실버상품 전문 판매업체인 시니어플래닛(seniorplanet.fr)사는 아침 7시대에 출근 부담없이 TV를 시청하는 노인층을 겨냥한 광고로 효과를 거뒀다.

셋째로 광고를 따르지 못하는 경영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다 준다.

특히 전자 상거래 사이트의 경우 광고를 시작하기에 앞서 예상 주문량과 공급 물량, 유통체계 등을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건강 보조식품 전문 사이트인 독티시모(doctissimo)는 이 점을 소홀히 했다가 낭패를 봤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5백만프랑의 예산을 들여 사이트 홍보 캠페인을 벌였다.

즉시 사이트 접속이 폭증하고 주문이 쇄도했지만 물량이 없어 주문을 포기해야 했다.

독티시모사는 성공적인 광고로 인해 오히려 기업 이미지만 망치고 말았다.

나쁜 기억이 있는 소비자는 다시 그 사이트를 찾지 않기 때문이다.

인터넷 슈퍼마켓인 우라(Houra)사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이 업체는 정해진 기일내 배달 받지 못한 고객들에게 상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방법을 통해 이미지 회복은 했지만 엄청난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넷째로 업체 성격과 거래 상품을 설명하지 않는 광고도 문제로 지적된다.

재테크 전문 컨설팅업체 메스피낭스(mesfinances.com)사는 장외시장 등록을 앞두고 1천7백만 프랑을 들여 TV광고를 했다.

광고속의 코믹한 인물이 시청자들의 관심은 끌었지만 완전 실패였다.

업체 성격과 내용에 대한 설명이 없어 온라인 주식거래 업체로 오인됐기 때문이다.

다섯번째로 인터넷 업체들은 대부분이 창업 역사가 일천한 벤처기업인 만큼 짧은 시간내 최대 효과를 내겠다는 조급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되도록 빨리 브랜드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서둘다가는 광고 개시를 위한 환경 및 시기 분석에서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예가 LVMH 그룹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의 개인 회사인 유로프(Europ@web)사다.

세계 고급 유명품의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이 회사는 지난 6월 1천8백50만프랑의 예산을 투입해 집중 광고를 했다.

기업 상장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동시에 사이트 광고를 하자는 계산에서였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증시에서의 인터넷 붐이 시들기 시작하던 때여서 상장이 무기한 연기되는 바람에 큰 손해만 봤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hyeku@co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