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들의 "e비즈니스 마인드"는 어느 정도일까.

"역사는 짧지만 적응력은 빠르다"는게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의 평가다.

하지만 AWSJ는 "아직 갈길이 멀다"는 단서를 붙였다.

AWSJ는 최근 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도움을 받아 "아시아 e비즈니스 서베이"를 실시했다.

조사대상 국가는 아시아에서 인터넷 보급률이 가장 높은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 한국 등 5개국이었다.

아시아지역 e비즈니스 전망과 경영자들의 마인드 등을 가늠해 보기 위해 실시한 이 조사에서 대상국가들은 일단 "평균점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

"e비즈니스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 아시아지역 업체들이 민첩하게 인터넷을 받아들였다"는게 AWSJ의 종합평가였다.

하지만 AWSJ는 아직까지도 많은 업체들이 e비즈니스에 과감한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지역 기업들이 인트라넷과 전자우편 등 인터넷을 도입함으로써 효율성 향상이라는 성과를 올렸지만 언어장벽이나 일부 지역에서의 통신 인프라 미비가 e비즈니 발전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인터넷이 고객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부수적 결과도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웹사이트를 갖춘 기업은 조사대상 5개국 5백개 업체중 3백46개사(69%)였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양방향성이 없이 상품과 서비스 등 단순한 정보만을 제공하고 있으며 15%만이 온라인 거래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웹사이트가 없는 기업의 절반정도는 아예 "이들 투자에 가치를 못느낀다"고 대답했다.

또 구축된지 1년 미만인 웹사이트가 전체의 32%를 차지, 아시아지역의 인터넷 역사가 짧음을 입증했다.

5년 이상된 웹사이트는 5%에 불과했다.

웹사이트를 구축한지 1년 미만인 업체는 27%, 1년 이상된 업체는 38%가 웹사이트에서 매출이 창출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업체중 싱타오데일리(星島日報), 홍콩스탠더드지(誌) 등을 발행하고 있는 홍콩의 출판업체 싱타오홀딩스는 인터넷을 통해 대대적 변신을 꾀하고 있는 대표적 기업으로 뽑혔다.

지난해 3월 투자은행인 리자드아시아사(社)를 새주인으로 맞은 이 회사는 15개월도 안돼 전자우편 등을 설치했다.

또 2개국어 지원 웹사이트의 뉴스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2명에 불과했던 정보기술(IT) 직원을 60명으로 늘렸다.

특히 회사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 나이 든 직원들을 퇴사시킴으로써 직원들의 평균연령이 10년이나 낮아졌다.

하지만 인터넷 적응에 소극적인 기업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AWSJ가 이들 국가 1백개업체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조사에 따르면 e비즈니스를 위해 직원을 고용한 업체는 절반도 안됐다.

나이가 많은 경영인들은 "e비즈니스에 대해 잘 모른다"고 털어놓은 경우도 많았다.

또 e비즈니스의 선도자가 되기보다는 신중한 편이 낫다고 응답한 경영자도 절반을 넘었다.

하지만 5백개 기업중 3백50개사(70%)가 인터넷이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고 답해 거의 모든 기업들이 인터넷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의 효율성도 높이 평가됐다.

조사대상 업체의 3분의 2 이상이 인트라넷이나 전자우편을 통해 내부업무처리의 효율성을 향상시켰다고 답했으며 <>비용절감(60%) <>직원감소(21%) 등의 효과를 봤다는 업체도 많았다.

또 e비즈니스에 필요한 경영자들의 자질은 <>전략적 사고능력 <>목표시장에 대한 깊은 지식(46%.이하 복수응답)이 나란히 첫번째로 꼽혔으며 <>자사(自社)에 대한 깊은 지식(45%) <>비즈니스 재능(42%) <>인터넷 지식(41%) 등도 중요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전세계적으로 기업간 전자상거래(B2B)가 올해에만 1조달러를 넘어서고 향후 3,4년내에 3조~8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 e비즈니스 시장의 고속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