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외국 광고업체들의 한국시장 공략이 본격화 되면서 국내 광고 업계의 구조개편도 급류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광고 업계는 막강한 자본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외국계 회사와 국내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간의 대결 구도가 심화되면서 중소 독립광고회사들의 입지는 크게 위축되는 광고산업의 양극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외국회사들 왜 적극적인가=외국 광고회사들이 한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크게 2가지.

외환위기 이후 외국 기업들의 국내 시장 진출이 확대되면서 고객잡기가 훨씬 수월해졌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맥켄에릭슨코리아의 경우 본사 광고주인 코카콜라 네슬레 존슨앤존스 모토로라 로레알 등의 한국법인 광고를,TBWA코리아도 본사 고객인 애플컴퓨터 니베아등의 한국법인 광고를 대행해 주고 있다.

또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전략에 따라 해외 광고를 늘리는 과정에서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유명 외국 광고회사들을 선호하는 추세도 뚜렷해졌다.

외환위기 이전인 96년 3.15%에 머물던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에는 13.1%로 급증했고 올해는 25%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방송광고공사를 통한 TV·라디오 광고 취급액을 기준으로 상위 30위 광고회사 가운데 외국계가 무려 10개사나 포함될 정도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국내 업계 대응=외국 업체들의 공세가 강화되면서 특히 중소 독립광고회사들이 심한 위기에 몰리고 있다.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의 경우 그룹사의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이들 독립 광고회사의 영업기반은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독립광고회사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가 요즘은 납품업체 광고까지 독식하는 경우가 많아 독립회사의 설자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여건에서 중견 업체인 온앤오프와 광고춘추가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독립 광고회사들의 대안중 하나로 눈길을 끌고 있다.

자금과 인력,광고주 확보 등에서의 시너지효과를 통해 외국계와 국내 대기업 계열사의 틈바구니속에서 생존을 모색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금까지 국내 광고회사간 합병 전례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이같은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