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회의를 전후해 30여차례의 양자회담을 갖는 등 ASEM 무대를 이용한 외교전이 치열하다.

회의가 개막된 20일까지 김대중 대통령을 제외한 각 정상들간의 양자회담은 모두 18차례.

지난 19일 주룽지 중국 총리와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간 회담 등 5차례의 양자 정상회담이 열린데 이어 20일에도 13차례 열렸다.

특히 상당수 정상들은 21일 오전 정상회의가 폐회된 이후에도 오후 늦게까지 코엑스 컨벤션센터에 남아 개별 정상회담을 한다.

이같은 외교전의 선봉에 선 정상은 인도네시아의 압둘라만 와히드 대통령.

좋지 않은 건강상태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룩셈부르크, 스페인, 이탈리아, 덴마크, 포루투갈 정상과 6차례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지난 17일 방한해 일찌감치 김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주룽지 총리도 모두 5차례의 정상회담을 한다는 목표로 일정을 진행중이다.

중국의 연내 WTO 가입에 대한 각국 정상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서다.

고촉통 싱가포르 총리와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는 4차례씩,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는 3차례씩 정상회담을 갖게 된다.

또 슈뢰더 독일 총리는 지난 19일 주룽지 총리와의 회담에 이어 20일 김 대통령과 만났으며 블레어 영국 총리도 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모리 일본 총리는 21일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과 정상회담을 가지며,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도 19일 김 대통령 및 고촉통 싱가포르 총리와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

국가 정상은 아니지만 회원국 정상의 자격으로 참가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프로디 위원장의 행보도 분주하다.

프로디 위원장은 21일 김 대통령을 비롯해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 웬 만 캄 베트남 부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갖는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이번 ASEM에서 각국 정상들은 다자간 회의 참여에 그치지 않고 현안이 있는 정상들끼리 다양하게 양자 회담을 갖고 있다"며 "이는 외교올림픽으로 불리는 ASEM의 진면목"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