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가 ''한반도 평화에 관한 서울선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정치.안보 분야를 다루는 20일 오전 첫 회의 모두에서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발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선언 채택은 지난 7월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과 태국 방콕에서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지난달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에 이어 네번째다.

''서울선언'' 1항에 언급한 대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물론 세계 평화와 안정에 밀접하게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언은 특히 영국과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북한과의 수교방침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채택돼 북한과 유럽의 급속한 관계개선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반도와 역내의 평화와 안보를 증진하고 신뢰구축에 기여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ASEM 및 회원국들의 대북관계 개선 방침이 선언에 명시돼 있다.

실제로 이번 ASEM은 유럽 회원국들의 대북수교 발표 무대로 활용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번 회의에 참가한 유럽연합(EU) 15개국중 북한과 수교한 나라는 지난 1월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탈리아를 비롯해 오스트리아 덴마크 핀란드 포르투갈 스웨덴 등 6개.

이번 ASEM을 계기로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의 주요국들이 잇따라 북한과의 수교방침을 공식화했다.

아시아 회원국중 유일한 미수교국인 일본과의 관계정상화도 급진전할 태세다.

EU 차원의 대북관계 개선 움직임도 활발하다.

북한도 지난달 백남순 외무상을 영국 프랑스 등 9개 미수교국에 보내 수교를 제의해 놓은 상태다.

크리스토퍼 패튼 EU 집행위원은 19일 별도의 브리핑을 통해 "EU의 대북관계 개선 여부는 회원국들이 집단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EU집행위는 이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에 대한 추가 식량원조 제공, 농업관련 기술제공, 의류산업 제재 해제, 기술협력차원의 프로젝트 추진, 삼림 및 탄광복구 협력의 타당성 조사 등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패튼 위원은 덧붙였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