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기업은 비영리단체처럼 운영해야 한다"

현대 경영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의 주장이다.

도대체 무슨 말인가.

그는 최근 펴낸 ''21세기 리더의 선택''(한근태 옮김,한국경제신문,1만5천원)에서 21세기 경영정신의 변화를 이렇게 표현했다.

피터 드러커 재단에서 펴낸 이 책은 리더의 역할과 동기부여 방식에 관한 최신 저작물이다.

찰스 핸디,오마에 겐이치,스티븐 코비,워렌 베니스 등 세계적인 석학들이 공동저자로 참여해 그들의 사상과 리더십 전략을 알려준다.

이들의 가르침은 워낙 폭이 넓고 다양해서 단순히 경영학 책이라기보다 철학과 심리학 책이라는 느낌을 준다.

지식사회를 이끄는 리더들의 당면 과제란 바로 그들이 몸 담고 있는 조직을 위해 비전과 성취동기를 유발하는 것이다.

실제로 유니세프나 적십자사,그린피스 같은 환경단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돈보다 사명감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리더가 할 일은 그들이 가진 사명감을 찾아내고 그것과 회사 사명을 연결해 불을 붙이는 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드러커는 또 경영자와 구성원의 관계도 파트너십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파트너끼리는 명령을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내는 관계라는 얘기다.

더욱이 그는 오늘날의 리더가 조직의 통합자이면서 상처의 치유자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것은 조직 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에 놓인 문제까지 포괄하는 것이다.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모든 것을 소화한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바쁜 사람에게는 피터 드러커가 제시한 ''21세기 리더의 조건 5가지''만 익혀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핵심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사람들 각자의 장점을 고려해서 다르게 대우하라=드러커가 유럽 섬유회사들을 합병하는 작업에 참여했을 때 그의 스승은 팀원들의 역할과 능력에 대해 각기 다른 주문을 하고 전문성이 확보될 때까지 까다로운 요구를 멈추지 않았다.

이처럼 개성과 장점을 찾아 키워주는 게 리더의 첫번째 의무다.

◆높은 기준을 세우되 재량권과 책임감을 줘라=목표치를 최대한으로 잡고 성취도를 높이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렇지만 그 일을 달성할 수 있는 자유와 결과에 대한 책임을 동시에 부여해야 한다.

◆업무 평가는 정직하고 엄격하면서도 업무를 총괄하는 것이어야 한다=한 개인의 일만 평가하면 ''나무''만 보는 것이다.

강력한 업무평가 모델은 ''나무''와 ''숲''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가르칠 때 더 많은 것을 배운다=부하에게 자신의 생각과 논리전개 과정을 들려줘라.

그 과정에서 스스로 얻는 것이 더 많을 것이다.

부하의 미세한 반응까지 받아들이고 배워라.

◆뛰어난 지도자는 존경을 얻지만 반드시 사람들이 좋아하도록 애쓸 필요는 없다=결과에 대한 책임과 실적 올리기에 충실하라.

장기적인 성장과 관련없는 인기작전은 아무 쓸모가 없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