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열 < 은성금속 회장 >

"골프는 내게 단순히 운동이라기보다 인생의 길잡이었습니다"

유종열 은성금속 회장은 골프와의 각별한 인연을 이렇게 말했다.

골프는 아들 유재철 프로에게 프로골퍼로서의 삶을 인도했고 자신에게는 병마를 이기고 사업에 성공하도록 힘을 줬다.

유 회장은 지난 82년 아들과 함께 골프에 입문했다.

아들이 연습에 집중하도록 모범을 보이기 위해 하루 1천5백개씩 샷을 1년여간 날렸다.

유재철 프로는 지난 8월 신한동해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톱랭커 반열에 올랐다.

유 회장은 한때 찾아온 안면근육경련증으로 골프에 더욱 몰입했다.

그는 골프로 몸을 지치게 만들어야 안면의 통증을 이기고 가까스로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유 회장은 "골프를 통해 좋은 친구를 얻었고 사업에서도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골프는 사람들의 ''책임감과 정직성''을 그대로 투영시키기 때문에 상대방의 인격을 금세 파악토록 한다는 것이다.

가령 약속시간을 정확히 지켜 동반자들에게 불안감을 주지 않고 자신의 실수를 캐디에게 전가하지 않으며 돌발상황에서 자신만의 룰을 고집하지 않는 골퍼들이 실생활에서도 틀림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골프지론은 그를 ''아마골프계의 거목''으로 우뚝서게 했다.

그는 90년 88CC와 96년 프라자CC 클럽챔피언에 올랐다.

92년에는 아마골퍼 왕중왕을 가리는 필립모리스주최 제1회 클럽챔피언초청골프대회에 출전,정상에 섰다.

이때 부상으로 스페인에서 열린 월드컵대회 프로암경기에 참가,당시 세계랭킹 1위 프레드 커플스와 조를 이뤄 라운드하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아마골퍼로는 일생일대의 영예였다.

그는 "스윙의 리듬과 템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윙궤도와 그립이 좋다해도 너무 서둘러 리듬과 템포가 흐트러지면 샷을 실수하고 만다는 것.

스윙 전에 충분한 백스윙이 이뤄졌는가를 다시 한번 확인하라고 그는 주문한다.

그는 "골프는 실수의 게임"이라고 단언한다.

너무 잘 하려고 덤비지 말고 실수를 하나라도 줄이는 데 신경쓴다면 경기가 잘 풀린다.

그는 또 라운드를 통해 (상대방에게) 점수 따겠다는 자세를 견지한다면 인내심과 인격을 연마하는 마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골프대중화로 인격이 숙성된 사람들이 많이 나오면 사회질서를 밝게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