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은 ''민영화''라는 꿈을 먹고 살던 대표적인 종목이다.

민영화가 이뤄지면 외국인의 매수세를 불러와 주가상승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아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포항제철의 민영화가 현실화한 이후에도 주가는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보유중이던 포철 주식 6.84%(6백59만주)중 4.6%(4백43만주)를 해외 주식예탁증서(DR)형태로 뉴욕증시에 매각했고 잔여물량 2.24%(2백16만주)도 포철이 모두 사들였지만 주가는 별무 반응이다.

16일엔 반등세를 보였지만 최근 대체로 하락추세를 나타내왔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약세의 원인으로 우선 증시전반의 수급문제를 꼽고 있다.

대형 블루칩의 주요 매수세력이던 투신과 외국인이 모두 순매도를 유지하고 있어 상승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철강경기도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세계 각 지역에서 철강재 가격 하락세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어 한동안 업황이 살아나기 힘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문정업 대신증권 책임연구원은 "일본 등 세계 각국의 유휴설비가 재가동되고 동남아지역 국가의 신설 설비도 본격 가동돼 철강재 재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US스틸 등 해외 유수 철강업체들의 주가도 연중 최저치 수준으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포항제철 주가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파워콤에 대한 투자도 외국인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주가가 기업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것은 대부분의 애널리스트가 수긍하는 대목이다.

대신증권은 올 하반기 매출액의 증가세가 둔화되더라도 연간으로 9.5%정도는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주가수익비율(PER) 등 각종 주가지표를 감안할 때 수급요인에 의한 최근의 주가 하락폭만큼은 상승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도 이런 점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환율의 상승분위기도 주가엔 호재다.

내수시장 침체로 인한 타격을 수출로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