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산학협동 강좌가 잇달아 개설돼 관심을 끌고 있다.

기업체 임원이나 실무책임자 등 업종별 전문가를 강사로 활용하고 학생들을 산업현장에 직접 파견,현장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꾸민 실사구시형 강좌가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측도 강좌개설에 따른 지원을 기업에서 받는 대신 산업계의 연구인력에 대한 위탁교육을 맡는 등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기업의 수요에 맞는 "맞춤형 인재"를 키워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대학의 산학협력 프로그램은 갈수록 확산될 전망이다.


<>성균관대=삼성첨단기술연구소와 손잡고 디지털 ASIC 설계와 디바이스 드라이버(Device Driver) 개발 과정 등 2개의 산학협동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대상은 학부 3,4학년생과 대학원생이다.

모든 강의는 연구소에서 이뤄진다.

강사도 연구소의 전문인력을 활용하고 있다.

이같은 별도의 산학협동프로젝트 과정(2학점,4시간)을 수강한 학생에 대해선 학점을 인정해 주고 있다.


<>숙명여대=SBS와 학술교류협정을 맺고 올 2학기 언론정보학부 정보방송학 전공에 미디어현장실습(3학점) 과목을 개설했다.

현재 15명의 학생이 수강하고 있다.

학생들은 모두 SBS에 파견돼 현장 실습을 하고 평가도 받게 된다.

숙대는 이 과목을 매 학기마다 개설할 예정이다.

대학측도 SBS의 기자와 아나운서 등을 연수장학생으로 선발,석사과정의 교육을 받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숭실대=산학협력 교육과정으로 "정주영 창업론" "IBM AS-400" "National Rose와 UML" 등을 개설.운영하고 있다.

2학점 짜리 교양과목인 정주영창업론은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중소기업학부내 교수와 현대그룹 임원을 비롯한 각계 전문가가 강사로 나서 "팀 티칭"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IBM AS-400"은 IBM사로부터 강의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기증받아 개설된 과목으로 중형컴퓨터에 대한 연구를 주로 한다.

"National Rose와 UML"과목은 지난4월 미국 내셔널스프트웨어사와 이 대학간 체결된 자매결연에 따라 올 2학기부터 3학점짜리 과목으로 개설됐다.

대학측은 2백만달러 상당의 소프트웨어를 기증받았다.

강의 내용은 객체 지향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이론과 실습 등이다.


<>조선대=올 1학기부터 산학연계 특별전공 프로그램인 "IRP(Industrial Relationship Program)21"을 도입했다.

외부 전문가를 활용,유망산업 분야에 대한 전문적이고 실용적인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각 과정별로 산업현장의 실무전문가로 구성된 외부 겸임교수가 강의의 70% 이상을 맡는 아웃소싱 개념도 도입했다.

모두 24~28학점 범위내에서 4학기에 나눠 이수하도록 돼 있다.

특별전공 이수자에게는 졸업증서에 특별전공을 별도 표시하고 대학이나 관련 기관.기업과 공동으로 자격증도 내줄 계획이다.

1학기에 이어 2학기에도 사이버무역 창업 웹마스터 스포츠경영 영상디자인 등 12개 산학연계 강좌를 개설했다.


<>포항공대=포스코(POSCO)등 각 기업과 교류협정을 맺고 다양한 산학협력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재료금속공학과의 경우 "현장실습" 강좌를 전공필수 과목으로 정해 학생들이 3학년 겨울방학 때 포스코 공장에서 4주간 실습을 하도록 돼 있다.

기계공학과 산업공학과 전자전기공학과 등 공학계열 학과에서도 "공장실습" 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 현대 LG를 비롯한 기업과 연구소 등에서 3~4주간 현장 실습을 하면 학점으로 인정해준다.

"박사과정 시간제 학생제도"를 통해 포스코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인근 기업체 등의 연구인력이 시간제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박사급 연구원은 겸직교수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벤처기업협회와 산학협력 협정을 맺고 올 여름방학(7월)부터 "벤처현장실습" 과목을 도입했다.

학생들에게 창업마인드와 창의력,현장감각을 갖춰주기 위한 것이라고 학교측은 설명했다.

벤처협회에 등록된 기업에서 학생들이 6개월 가량 근무하면 학점으로 인정해준다.

대상은 학사과정 3,4년차.

현재 1기생 6명이 실습교육을 받고 있다.

대학측은 실습기간이 너무 길다는 지적에 따라 내년부터 2개월 4개월 6개월 과정 등으로 기간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또 벤처협회 등록 기업뿐 아니라 교내 입주기업과 교수들이 창업한 기업까지로 실습대상을 넓혀갈 계획이다.

현재는 실습기간중 다른 과목을 수강하지 못하도록 했지만 내년부터는 기업의 동의를 얻어 이같은 제한을 없앨 방침이다.


<>한국외대=지난9월 한국무역대리점협회와 산학협력 협정을 체결,직원 상호 교류와 정보 공유 등 협력사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무역대리점협회 회원사들에 대학원생들을 보내는 현장실습 및 인턴십 제도를 실시한다는 방침아래 실무작업을 진행중이다.

외대측은 학생을 파견하신 대신 무역대리점협회 회원사 직원들의 언어 교육을 맡는다는 복안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