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종합주가지수는 닷새째 급락세를 이어가며 한때 지수 500선이 무너졌다.

장막판 기관 등의 매수세 유입으로 낙폭이 줄었으나 장중 등락이 26포인트에 달할 정도로 파도타기 장세를 연출했다.

일주일새 84.25포인트나 빠졌다.

증시전문가들은 당분간 중동사태, 고유가, 미국경제의 연착륙여부 등 ''외생변수''가 주가를 좌지우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바닥확인시까지는 관망자세를 취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밝히고 있다.

◆ 불안한 해외변수 =중동사태의 추이가 어떻게 될 것이냐가 최대 변수다.

이스라엘과 중동국가들 사이에 형성되고 있는 험악한 분위기가 전쟁으로 비화될 경우 큰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중동에서의 전쟁 발발은 국제유가의 앙등을 가져오고 이는 다시 우리 경제 전체를 억누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주환 노무라증권 이사는 "세계 3위의 석유수입국인 한국은 고유가의 희생자가 될 공산이 크고 그럴 경우 증시도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동안 거래소시장을 압박해온 미국 증시동향도 변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하락하면 어김없이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도 하락해 왔다.

그런 가운데 미국경제의 경착륙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도 저점을 계속 낮춰가고 있다.

이에 따라 시가비중이 28%가 넘어 거래소시장내 최대 매수주체인 외국인의 행보가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이 일정한 방향성 없이 럭비공같이 튈 수 있다는 얘기다.

◆ 과거 오일쇼크시 주가움직임 =1,2차 석유파동은 모두 주가하락기에 발생, 주가의 낙폭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 73년 10월의 1차 오일쇼크는 주가하락을 부채질해 1년새 주가를 21.6% 떨어뜨렸다.

73년10월 345였던 종합주가지수는 74년10월 270선으로 밀린 것.

78년10월 2차오일쇼크가 발생, 80년 초까지 주가가 1년반새 15.7% 하락했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이번의 유가급등도 과거처럼 주가하락기에 나타나 충격이 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대선을 앞둔 초강대국 미국이 중동사태확산을 바라지 않을 가능성이 커 ''오일쇼크''로 번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 전망과 대책은 =증시가 당분간 해외변수 불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체력이 극도로 허약해진 상태에서 대형 악재가 나온 탓이다.

김경신 리젠트증권 이사는 "외생변수를 극복하는 것은 어렵다"며 "지지부진한 구조조정을 서둘러 외국인들의 매수세를 되살리는게 유일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번 증권사사장단이 재경부장관에 건의했던 근로자주식저축과 같은 수요진작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투신운용 구재상 대표도 "신속한 구조조정만이 ''돈맥경화''를 푸는 동시에 증시를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