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이 13일 고려대에서 가지려던 특별강연이 학생들의 제지로 무산됐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교내진입과 강연 강행을 고집하며 고대 정문앞에서 오랜 시간 버티는등 특유의 ''오기''를 보여줬다.

당초 김 전 대통령은 이날 행정학과 ''대통령학'' 강좌에 ''나의 회고''를 주제로 자신의 민주화투쟁 역정과 집권 회고담및 2002년 대선전망 등을 강연할 예정이었다.

총학생회를 중심으로한 2백여명의 고려대생들이 정문을 막아섰음에도 김 전 대통령은 정문으로 들어서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98년 2월 명예법학박사학위를 받기위해 고려대를 방문했을 때 뒷문으로 드나들었던 사실을 의식한 듯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나는 2백만표 이상의 표차로 당선된 사람으로 과거 쿠테타로 집권한 역대 대통령과 다르다","23일동안 단식한 사람인데 점심 굶는 것은 상관없다","내가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이런다"며 다분히 DJ와 자신을 비교하는 투의 발언을 쏟아냈다.

김 전 대통령은 "뜻이 다르면 피켓시위를 할수는 있지만 누구나 드나드는 정문을 가로막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학교측의 강연포기 권고도 듣지 않았다.

김용태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신상우 전 국회부의장,김정원 전 안기부2차장,오경의 전 마사회장등 측근들이 김 전 대통령 주변을 지켰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