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에 대한 김대중 대통령의 도전이 시작된 것은 지난 87년.

처음에는 김 대통령의 민주화투쟁에 공감하던 외국인들이 주로 추천했다.

첫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은 독일 사민당 의원들과 김 대통령을 알고 지내던 외국교수들에 의해서였다.

그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올해까지 14번째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는 기록을 남겼다.

노벨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노벨상 추천 마감시한은 매년 2월1일로,그 이전 날짜의 우체국 소인이 찍힌 추천서가 위원회에 도착해야 한다.

노벨상 후보 추천은 노벨위원회의 전.현직 위원과 노벨연구소 자문위원, 각국의 국회의원과 행정각료 등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만이 할 수 있다.

김 대통령에 대한 추천서는 올해 1월 초에 보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여당의원 대부분이 서명한 추천서는 김 대통령이 아시아 국가간 관계발전과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 남북평화무드 조성 등을 공적으로 담고 있다.

독일과 미국의 저명한 학자들도 김 대통령을 올해의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통령이 올 노벨평화상 후보에 추천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지난 2월 11일.

노르웨이 노벨상위원회 게이르 룬데스타드 사무국장의 입을 통해서였다.

당시 룬데스타드 사무국장은 "김 대통령이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체르노미르딘 러시아 전총리, 마르티 아티사리 핀란드 대통령,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 등 전 세계 1백35명의 인사 및 15개 단체와 함께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고 말했다.

이후 노벨상위원회는 이들 후보 가운데 20여명을 압축해 기초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벨상위원회가 후보자 숫자를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노벨상위원회는 누가 후보에 올라왔는지 알리지 않는게 원칙이다.

이와관련, 위원회측은 자신들의 홈페이지(www.nobel.no)에서 "추천서를 제출한 사람들 중에서 특정후보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는 경우가 있다"면서 "그러나 이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지 모른다"고 밝혔다.

지난 2월8일에는 노벨상위원회 5인 심사위원중 한 사람인 요한 구나르 스톨세트(64)가 극비리에 한국에 와 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세계 루터교 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한 현직 주교이다.

그가 한국에 와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자료를 챙겨 갔는지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김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확정되기 전 몇가지 ''긍정적인 징후''가 있었다.

김 대통령은 올 7월 필라델피아 자유메달을 수상했다.

만델라 남아공 전 대통령 등 지금까지 필라델피아 자유메달을 수상한 11명중 5명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이와관련, 청와대측은 과거에는 발표 45분전에 본인에게 통보해준 적이 있었으나 이번에는 CNN뉴스를 보고서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확정된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