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경제시대가 열리고 있다.

남북한의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세계인들이 한반도 경제의 잠재력에 눈을 돌리고 있다.

내년 초면 한국기업들이 들어설 북한 개성공단 경제특구 건설공사가 시작된다

북한과 미국은 11일 고위급회담을 통해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연락사무소 설치 문제까지 논의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주식회사 한반도'' 시대를 열기 위한 여건이 하나씩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남북한은 인구 7천만명으로 규모면에서 세계 15위에 해당될 뿐만 아니라 훌륭한 인적자원을 감안하면 그 이상의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평가된다.

통일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남한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도움이 뒷받침되고 자체 개혁노력이 성공할 경우 앞으로 연 13∼15%의 고속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한도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생산성 향상이 이어진다면 향후 10년간 연 6.5%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민간연구소들은 내다봤다.

이 경우 오는 2010년 한반도 경제는 국내총생산(GDP) 1천조원 규모,세계 10위 이내의 거대 경제권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명실상부한 경제대국으로 우뚝 서는 것이다.

남북한 경제협력의 시너지(동반상승) 효과 뿐만 아니라 한반도와 중국 일본 등 동북아 경제권의 협력기반 강화에 따른 경제적 이익도 한반도 경제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한반도가 대륙과 해양의 접점에 자리잡은 지리적 이점을 살려 동북아 물류의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북한을 통해 중국횡단철도(TCR) 만주횡단철도(TMR)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등으로 이어지는 ''실크로드''가 우리 눈 앞에 펼쳐진다는 설명이다.

해상운송의 중심지 역시 한반도의 몫이다.

국토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남북한 중국 일본 등 동북아 주요국간 교역량은 2000년 1천2백50억달러에서 2010년이면 약 2.5배로 늘어난 3천60여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철 무역협회장은 "오는 2020년이면 전세계에서 동북아지역의 컨테이너 해상물동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내외로 높아져 유럽권과 북미권을 능가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한반도가 동북아의 물류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