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제철내 크레인정비.보수업체인 신영기공에는 노동조합이 없다.

직원들부터 노조설립의 필요성를 못느낀다.

노조 대신 운영되는 노사협의회의 역할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노사자율에 따라 임금문제를 안건으로 논의한다.

매년 노사양측이 임금문제를 논의하지만 큰소리가 새나온 적이 없다.

근로자들이 회사경영상태를 빤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부터 노사관계가 이랬던 건 아니다.

1995년 회사창립과 더불어 노사대표 3인씩으로 구성된 노사협의회가 발족했으나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1996년 2.4분기 노사협의회때만 하더라도 지루한 협상이 계속됐고 회사가 뒤숭숭하다보니 크고 작은 안전사고도 잇따랐다.

여기서 회사가 도입한 제도가 바로 "안전경영평가회의"다.

매월 정기적으로 사장과 주임급 이상 관리감독자,근로자대표가 참석해 실적과 매출 그리고 안전활동실적을 평가해 포상했다.

투명경영은 회사위기 극복의 원동력이 됐다.

1997년말부터 IMF경제위기의 여파로 광양제철소의 정비작업 계약금액 삭감과 정비물량 감소로 회사는 극심한 경영난을 겪었다.

그러나 직원들이 임금인상 회사일임을 비롯해 원가절감운동,안전작업 수행,작업품질 향상 등에 자발적으로 나서 회사와 고통을 나눴다.

이같은 노사협력이 밑거름이 돼 신영기공은 1998년 광양제철 협력사 최우수회사,원가절감 최우수회사로 선정됐다.

또 노동부가 인정하는 노사협력우량기업으로 선정돼 올초에는 대통령의 격려서신을 받았으며 중소기업으로는 최초로 한국산업안전공단의 KOSHA 2000프로그램인정서를 받았다.

이회사 김상준 사장은 "안전문화 정착과 노사화합을 최우선으로 하는 인간중심의 회사경영을 펴겠다"며 "앞으로 안전분임토론회의,직원간담회 등 직원모임을 보다 활성화시키겠다"고 말했다.

박창현 근로자대표는 "노사 또는 근로자간 각종 모임은 이같은 상호 유대의 끈을 더욱 튼튼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광양=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