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무르익고 있다.

공모가 거품이 빠질만큼 빠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이 잘 나갈때 본질가치의 수백배까지 올라갔던 공모가는 거품논쟁에 휘말리면서 급격히 떨어졌다.

심지어 주당 본질가치를 밑돌기도 해 이제는 거꾸로 저평가되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주간사회사의 시장조성 의무 강화와 코스닥시장의 반등으로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점도 재부상하고 있는 "공모주 대박론"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다만 10월1일 이후 금융감독원에 유가증권신고서를 낸 기업부터는 주식거래실적에 따라 청약물량이 제한되므로 유의해야 한다.

<>공모가 거품 빠질만큼 빠졌다=지난 5월 수요예측(기관투자자 대상 예비청약)을 실시한 옥션의 공모가는 4만원으로 본질가치(92원)에 비해 무려 4만3천3백78.2%나 할증됐다.

하지만 옥션은 등록후 "반짝상승"한뒤 곧장 공모가 아래로 추락했다.

본질가치 대비 할증률이 6백58%에 달한 한국정보공학도 공모가 밑으로 떨어져 투자자들에게 별다른 재미를 안겨주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 9월이후 수요예측을 실시한 9개 기업중 화림모드 엔피케이 창흥정보통신 가야전자 위닉스 오리콤 아즈텍WB 등 7개사는 공모가격이 본질가치보다 낮게 결정됐다.

특히 아즈텍WB의 공모가는 본질가치 대비 50.7%나 깎였다.

가격결정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투신권이 저가입찰에 나서며 가격을 끌어내린 결과다.

공모주의 이같은 가격메리트는 등록후 주가상승으로 연결되고 있다.

지난 4일 매매개시된 삼천당제약은 지난주말 주가는 4만2천7백50원(종가기준)으로 공모가(1만9천원)보다 1백25%뛰었다.

지난 6일 첫거래된 화림모드(여성의류업체)도 7천4백원보다 13.65% 오른 8천4백10원에 마감돼 코스닥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투자자 보호장치의 강화로 기회비용이 줄었다=공모주 시장을 둘러싼 제반 규정이 투자자에게 유리하게 바뀌었다.

우선 주가가 공모가의 80%이하로 내릴경우 발동되는 시행되는 주간사 증권사의 시장조성 기간이 종전 1개월에서 2개월로,의무매입 규모는 종전 공모물량의 50%에서 1백%로 각각 두배씩 늘었다.

조광제 대우증권 기업금융부 차장은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더라도 투자자 입장에선 최소한 손절매를 할 수 있는 기회는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 9월 이후 등록예비심사청구서 제출기업부터는 최대주주 매각금지기간(보호예수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연장됐고 물량압박의 주범중 하나인 벤처캐피탈의 주식매각도 최소 3개월 이상으로 제한됐다.

연초에 비해 등록기업수가 급감,시장 전체적으로 수급측면이 개선된 점도 유리해진 환경변화다.

<>어떤 기업에 청약해야하나=증시전문가들은 수익가치와 기술력
이 핵심적인 투자잣대라고 입을 모았다.

공모가 거품이 많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가격만 믿고 투자하는 것은 또 다른 "묻지마청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용각 현대증권 기업금융부 차장은 "수익성과 독창적인 기술력을 모두 갖춘 종목에 투자하는게 상책,기술력은 다소 처지더라도 수익모델이 뚜렷한 기업에 투자하는게 중책,기술력도 없고 수익기반도 없는 종목에 투자하는게 하책"이라고 지적했다.

성수진 LG투자증권 기업금융부 팀장은 "업력이 짧은 코스닥기업을 평가할 때는 자산가치보다는 수익가치가 훨씬 중요한 지표"라며 "공모가격이 수익가치에 비해 1~2배 정도인 할증된 기업에 투자하면 손실을 볼 위험이 적다"고 조언했다.

또 자신이 청약하려는 기업과 유사한 기업이 코스닥시장이나 거래소시장에 등록돼 있는지 체크하는 것도 놓쳐서는 안될 포인트다.

유사기업이 있다면 시장점유율과 업계평판 등을 고려해 등록후 주가수준을 미리 가늠해볼 수 있다.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기업은 유통물량이 적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