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갈림길에 섰다.

세계 자동차업계의 재편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포드의 대우차 인수포기라는 돌발변수가 튀어나왔다.

지난 19일엔 산업은행이 현대자동차의 대우차 인수 단독입찰을 조건부로 허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증시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올들어 계열분리라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현대차는 다임러에 지분 10%(2천2백90만8천주)를 주당 2만9백원씩 모두 4천7백88억원에 매각하는 증자 및 지분매각 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또 일부 현대 계열사의 유동성 위기를 계기로 현대그룹으로부터 분리됐다.

현대자동차 소그룹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정공 현대캐피탈 현대우주항공 등 10개사로 구성됐다.

현대자동차는 외자유치 및 계열분리로 재무리스크가 크게 안정됐다.

한국신용정보와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자동차의 장기 신용등급을 BBB+에서 A-로 상향조정했다.

특히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다임러와의 제휴로 세계 자동차 업계의 재편에 대응할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가 대우자동차 인수에 단독으로 나설 경우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우선 인수에 들어가는 비용이 문제다.

정부와 채권단이 대우자동차의 가격으로 50억달러 안팎을 책정하고 있어 현대자동차가 단독으로 인수할 경우 부담이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기도 힘들다는 관측도 있다.

LG투자증권의 최대식 연구원은 "현대가 대우를 인수하면 절대 생산능력 측면에선 세계수준에 근접할수 있지만 플랫폼당 생산대수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시너지창출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며 "현대가 대우의 플랫폼 통합을 추진하려면 최소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분석에 따라 지난 19일 증시에선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했었다.

하지만 대우차 인수가 부정적 영향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내수시장을 방어할수 있는 데다 대우차의 폴란드 FSO공장을 합리적 가격에 인수한다면 플러스 효과를 기대할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결국 현대자동차의 주가 향방은 대우자동차 인수 응찰방식과 인수가격에 달려 있다는 결론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이와는 별도로 유가상승 및 경기하강,자동차 10부제 검토 등 때문에 자동차 판매량이 향후에 소폭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