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로드리게스(63)OPEC 의장겸 베네수엘라 석유장관. 낯설었던 이 이름이 요즘 세계 뉴스의 중심인물로 떠올랐다.

세계 경제에 태풍을 몰고 온 고유가의 지휘자가 바로 그이기 때문이다.

"강한 OPEC의 심볼".의장취임 반년만에 그가 얻은 별명이다.

그가 올 3월 만장일치로 OPEC의장에 뽑힐 때부터 고유가는 예상됐었다.

그는 지난해부터 유가인상의 전도사로 활약했다.

멕시코등 비 OPEC 회원국을 설득해 석유감산을 유도한 최대 공로자가 그였다.

OPEC회원국들은 여기에 "의장"이란 선물로 답했다.

로드리게스는 얼굴마담이던 OPEC의장직에 파워를 불어넣었다.

총회를 열지 않고도 의장 재량으로 최적 산유량을 조절할 수 있는 실권까지 챙긴 것. 그는 지난 60년대초까지 쿠바식 혁명을 주창하던 게릴라였다.

그런던 그가 "무장혁명"의 옷을 벗어던지고 "경제학과 법학"이란 세속의 갑옷으로 갈아입은 뒤 기성정치판에 뛰어든 건 61년.베네수엘라 중앙대학 법학과와 로스 안데스 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였다.

그후 베네수엘라 하원의원,국회 에너지위원회 회장,국가에너지 위원회 위원까지 로드리게스는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그는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분신으로도 통한다.

세계 3위의 석유수출국이면서도 석유시장에서 힘 한번 못 써보던 베네수엘라를 석유강국으로 만들겠다는 게 차베스의 야심이다.

OPEC내 매파의 선봉장인 로드리게스의 뒤에는 차베스 대통령이 버티고 있다.

로드리게스는 "저유가 탈출"이란 산유국의 1차 고민을 덜어냈다.

그러나 고유가 지속은 OPEC에 오히려 "부메랑"이 된다는 점을 그는 잘 알고 있다.

소비국과 생산국,모두가 만족할 만한 수준에서 유가를 안정시키는 일.이 고난도 숙제를 그가 풀어낼 수 있을지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