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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컬 경쟁시대] (1) '프롤로그' .. 다국적 기업 파상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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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기업과 국내기업의 "진검승부"시대.

    자동차 중공업 산업기계 제지 정유등 한국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업종들은 대부분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글로벌기업들의 도전에 직면해있다.

    지금은 한국 경쟁업체들을 통째로 사들인 다국적(global)기업들이 토종(local)기업들과 안방에서 정면 승부를 벌이는 "글로컬 경쟁(Glocal Competition)"시대다.

    이 경쟁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 한국산업의 미래는 극단적으로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글로벌기업과 로컬기업의 전면전을 시리즈로 짚어본다.

    이를통해 글로벌기업들이 한국시장을 단순 판매시장으로 보는지,동북아 생산기지로 키워나갈 생각인지,국내토종기업들은 "글로벌 충격"을 어떻게 흡수하면서 수성전략을 전개하고 있는지등을 알아본다.

    세계 지게차 시장의 최강자인 미국 클라크는 올해 국내 지게차 시장의 40% 정도를 차지할 것이 틀림없다.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 접어든 직후인 지난 98년 삼성중공업 지게차 부문을 인수한 클라크는 시장점유율을 불과 2년 남짓동안 10%포인트 이상 끌어올렸다.

    지금은 외환위기 이전까지 난공불락의 1위를 고수해온 대우중공업(42∼44%)을 바짝 추격하고 있고 내년엔 선두 쟁취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굴삭기 사업을 인수한 스웨덴의 볼보 역시 현재 4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며 선두 대우중공업을 1∼2%포인트 차이로 추격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LG산전의 엘리베이터 사업부문을 인수한 오티스는 올들어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 LG산전의 과반 점유를 극력 저지해왔던 현대엘리베이터와 동양에레베이터는 구조조정 불안까지 겹쳐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LG오티스는 특히 오는 10월초 차세대 첨단엘리베이터로 불리는 ''GEN2''를 국내에 시판할 예정이어서 격차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문용지 시장은 완전히 외국계가 주도하고 있다.

    노르케스코크와 아비티브가 66%의 지분을 갖고 있는 한솔제지와 보워터가 경영권을 완전 장악한 한라펄프의 시장점유율이 65%에 달한다.

    여기에다 보워터는 토종 기업인 세풍과 대한제지 중 한곳을 인수할 계획으로 알려져 외국계의 ''독식''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르노가 삼성자동차를 인수하고 포드의 대우자동차 인수가 확실시되는 완성차 업계는 ''글로컬 경쟁''의 결정판이다.

    양사는 아시아 2위권의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르노는 2004년까지 20만대의 생산체제를 갖출 예정이고 포드는 대우차 생산라인에 자사의 월드카 등 전략 차종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가 70% 이상을 과점하고 있는 내수시장에도 거센 회오리가 일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세력의 진격에 대해선 극단적인 해석이 대립한다.

    지난 7일 부산 삼성차공장에서 새로 출범한 르노삼성차 제롬 스톨 신임사장의 취임사는 ''복음''으로 와닿는다.

    "르노는 르노삼성차가 한국 경제와 자동차산업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은 물론 독자브랜드와 아이덴티티를 가진 기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다.

    르노삼성차의 비전은 다국적 기업에 대한 한국 정부와 국내 관련업계의 기대를 제대로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이와는 전혀 상반되는 풀이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나온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최근호(18일자)에서 "미국의 빅3가 한국차 인수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것은 한국차 메이커들이 소형차 위주의 수출에서 벗어나 스포츠카 대형승용차 같은 고부가가치 시장에 뛰어드는 사태를 미리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국적 기업들의 전략은 업종 성격이나 국내 시장상황,해당 기업의 세계화전략 등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영국 등의 경험에 비춰보면 로컬(정부 및 토종 경쟁기업) 쪽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의 행태도 크게 달라지게 마련이다.

    문제는 아직 국내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끝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이찬근 인천대 교수는 "국내 기업들이 미처 구조조정을 마치지 못한 상황에서 글로벌 세력의 사냥감 리스트에 올라 있다"며 "정부와 토종 업체들은 신속한 구조조정과 함께 ''글로벌 세력과의 시장경쟁 전략''을 장기 산업정책 측면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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