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음란하기만 한가.

음란한 정보가 판치고 있어 청소년들에게 한없이 위험한 공간인가.

이 질문에 대해 한마디로 답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사이버공간에 음란한 정보가 널려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건전한 정보도 많다.

초.중.고등학생들로 늘 북적대는 건전 사이트도 얼마든지 있다.

정보통신부가 지정하는 "청소년 권장 사이트"가 대표적이다.

지난 5월 최우수 사이트로 꼽힌 IQ뱅크(iqbank.net)의 경우 그야말로 초등학생들의 천국이다.

어린이들은 이 가상도시에서 어른들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치를 한다.

이곳에는 신문사도 있고 경찰청도 있고 법원 국회도 있다.

물론 기자 경찰 판사 검사 국회의원 등은 모두 초등학생들이다.

법원에서는 재판이 열리기도 한다.

사이버국회에서는 한마음당 지킴이당 꿈나무당이 네티즌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4월 최우수 사이트인 키드익스플로러(www.kidexplorer.co.kr)는 초등학생들의 호기심을 채워주기에 더할나위없이 좋은 공간이다.

이곳에는 아마존탐험 정글탐험 해저탐험 몸속탐험 곤충탐험 역사탐험 주라기공원 우주탐험 등 8개의 탐험 코스가 있다.

어린이들은 탐험 코스에 들어가 즐기면서 배울 수 있다.

이 사이트의 게시판에는 자신의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둥 어린이들의 마음을 엿보게 하는 글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고등학생이 만든 인기 사이트도 있다.

6월의 최우수 사이트인 "10대 독립"(www.idoo.net)는 중.고등학생들의 관심거리들이 풍부하다.

"내 일기장"은 10대 청소년들이 속내를 털어놓는 게시판이다.

한 네티즌은 이 게시판에 "우리는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틀을 벗어나 자유롭게 날고 싶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놓았다.

"웹 채널"에는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게임 컴퓨터 취미생활 등 청소년들에게 권할 만한 사이트들이 링크되어 있다.

고등학교 교사가 운영하는 "이야기 한자여행"(www.hanja.pe.kr)은 어렵고 딱딱한 한자 관련 정보를 재미있게 소개해 놓고 있다.

7월의 최우수 사이트인 이곳에는 금주의 동양명언,일일 한자성어,자료실 등이 있다.

자료실에는 세시풍속 24절기 고사성어 속담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 놓았고 조선시대 왕들의 묘(왕릉)도 사진과 사료를 곁들여 재미있게 설명해 놓았다.

이곳에서는 자신의 한자실력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

최우수 사이트를 비롯한 "청소년 권장 사이트"들을 둘러보면서 느낀 점은 크게 2가지.청소년 권장 사이트로 선정한 뒤 이를 널리 알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과 이렇다할 수익 없을 경우 권장 사이트가 오래 유지.관리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점이다.

청소년들이 인터넷에서 게임 채팅이나 즐기고 음란물이나 찾아다니는 것은 재미를 주면서 유익한 사이트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청소년 권장 사이트를 뽑는데 머물지 말고 이를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

이 문제는 정보통신부와 교육부가 머리를 맞대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청소년 권장 사이트의 수익 창출은 당연히 사이트 운영자의 몫이다.

다만 정부로서 도울 수 있는 방안이 없는지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ked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