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오일달러를 잡아라''

7일 무역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주)대우 등 종합상사들이 아프리카 원유개발 시장에 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제3차 오일쇼크를 우려할 정도로 국제 원유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아프리카 유전에 대한 세계 석유업계의 관심이 갑자기 높아져 종합상사들의 구미를 당기는 초대형 원유정제 및 저장설비 등 대형 프로젝트들이 줄을 잇고 있다.

국제 석유 메이저들이 원유 도입선을 다각화하려는 전략에 따라 앙골라 한 나라에서만 2003년까지 해마다 50억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 발주계획이 잡혀 있을 정도로 ''아프리카 오일 특수''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현대종합상사는 최근 나이지리아 국영석유공사(NNPC)가 발주한 1억7천만달러 규모의 원유 해양저장설비(FSO)공사를 수주했다고 7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NNPC로부터 사업권을 따낸 프랑스 엘프사가 추진중인 아멘암(AMENAM) 광구개발사업 중 하나로 현대는 프랑스 SBM사와 컨소시엄을 구성,사업권을 따냈다.

유럽계 석유 메이저업체들이 독점하고 있는 나이지리아 원유시장에 국내 업체가 진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상사는 이밖에 NNPC가 발주한 석유정제시설(FPSO)과 해저 파이프라인 건설사업 등 4건 10억달러 규모의 공사에 입찰,평가작업이 진행 중이다.

현대는 또 현대중공업,노르웨이의 리그사와 공동으로 앙골라 국영 석유공사인 소낭골이 발주한 2억4천만달러 규모의 해양시추 설비공사를 수주,건설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는 이밖에 소낭골이 발주한 공사비 8억달러 4건의 FPSO 입찰에도 참가한 상태다.

현대 관계자는 "현재까지 수주를 완료한 금액만 5억달러에 이르고 수주를 추진 중인 프로젝트만 28억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최근 앙골라 원유 및 사회간접시설 개발권을 사실상 획득한 삼성물산도 20여 명의 전담 인원이 파견돼 구체적인 사업계획 작성과 파이낸싱 작업을 추진 중이다.

우선 17억달러 규모의 앙골라 최대 유전인 카빈다 유전설비공사를 프랑스의 스톨트사,삼성중공업 등과 공동으로 추진키로 했다.

또 SK건설과 공동으로 추진할 예정인 27억달러 규모의 정유공장 프로젝트도 내년부터 공사에 착수,2004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세계은행(IBRD) 자문위원인 삼성물산 현명관 부회장은 이달말 IMF·IBRD 연례총회에 참석,이 지역 개발을 위한 국제기구 지원을 요청키로 하는 등 전방위 외교전도 펼칠 계획이다.

국내기업 중 가장 먼저 이 지역에 진출한 (주)대우도 지난 92년 18.75%의 지분을 확보한 2광구지역 원유개발을 위한 타당성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대우중공업과 공동으로 해양 설비와 유조선 수주를 위해 직원을 장기 파견,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