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98년 8월 서울 중랑천 범람 사태에 대해 국가와 서울시에 관리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민사합의25부는 6일 김모씨 등 중랑천 인근 주민 1백12명이 국가와 서울시,노원구를 상대로 낸 53억2천7백여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와 서울시에 30%의 책임이 있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들은 지난98년 범람 당시 내린 비가 6백년만에 한번 내릴까말까한 집중호우였다는 점은 인정되지만 여기에 덧붙여 피고들의 제방 관리상 잘못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원구에 대해서는 "중랑천 관리 관청도 아니고 다른 관리상 잘못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중랑천 인근 주민들은 지난98년 8월 집중호우로 한천교 부근에 형성된 2백여m 가량의 자연제방중 일부가 훼손되는 바람에 하천이 범람,주거지가 침수돼 피해를 보게 되자 같은해 12월 서울시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주민들은 재판과정에서 "중랑천 둔치의 동부간선도로는 건설 당시 중랑천 범람의 원인이 될 것이라는 반대를 무릅쓰고 지어졌는데도 서울시는 홍수대비 옹벽을 세우지 않고 서울국토관리청은 홍수예보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