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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두현 기자의 '책마을 편지'] 감나무 밑에서 책의 향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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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레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군요.

    IMF바람에 몇년째 포기한 고향길을 이번엔 다녀오시기로 했다니 저도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뒷뜰 감나무는 올해도 잘 익은 감을 주렁주렁 달고 있겠지요.

    옛 집 마당가의 분꽃처럼 환한 웃음 소리가 벌써 들리는 듯합니다.

    언제 안겨도 따뜻한 품이 고향이지요

    어릴 때 그 감나무 밑에 누워 책을 읽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설익은 감이 흙마당에 떨어지는 소리가 책갈피에 끼여 귓전에 닿곤 했지요.

    고향에 가시거든 오랜만에 평상에 누워 그리운 그 소리 즐겨보십시오.

    그러다 심심하면 책장도 넘겨보세요.

    아니,모처럼의 휴식인데 거기까지 가서 책을 읽으라면 고역일 수도 있겠군요.

    차라리 그냥 책을 베고 누우세요.

    책속에서 흘러나오는 시도 몇편 들어보시구요.

    중문학자 이병한 선생이 엮은 한시명편 ''치자꽃 향기 코끝을 스치더니''와 ''이태백이 없으니 누구에게 술을 판다?''에 이런 싯귀가 있습니다.

    당나라 시인 왕건(王建)의 작품인데 추석날 밤에 딱 맞겠군요.

    ''뜨락에 달빛 부서져 내리고,까마귀 가지 위에 잠이 들 무렵/차가운 이슬 소리없이 계수나무 꽃을 적시네/이 밤 밝은 달을 세상 사람 모두가 바라볼 텐데/시름겨워하는 이 그 누구일까?''(''보름날 밤에'')

    오랜만에 보고싶은 사람이라도 만나면 정감이 더하겠지요.

    ''밤마다 벗님 그리워/산 위에 뜬 달 본체만체했더라네/오날밤 그 벗님 오셨는데/산 위에 뜨던 그 달 어딜 갔는지''(교연의 달님과 벗님'')

    고향에 가고 싶어도 못가는 사람 또한 많습니다.

    가슴이 아릿해지는 왕유의 시 ''명절되면 고향의 일가친척 더욱 그리워/알겠거니 형제들 함께 동산에 올라/머리에 수유 꽂고 노는 자리 한 사람 모자라겠지''를 들을 땐 실향민의 아픔까지 우리 몫이 됩니다.

    한가위라고 어찌 시흥만 있겠습니까.

    김주영의 ''아라리 난장''(문이당)과 황석영의 ''오래된 정원''(창작과비평사) 등 국내 작가들의 소설도 좋지요.

    조동성 서울대 교수는 ''지도를 거꾸로 보면 한국인의 미래가 보인다''(김재철 지음,김영사)를 권하더군요.

    육지에서 바다로 나가 한반도를 바라보라면서 발상전환과 비전을 얻으라는 책입니다.

    동북아의 한가운데에 있는 한국이 세계사의 주역이 되는 시대가 바로 21세기라는 것을 일깨워주지요.

    경영자와 직장인들에게 인기있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스펜스 존슨 지음,진명출판사),''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메시지''(엘버트 허바드 지음,경영정신),''위대한 이인자들''(데이빗 히넌 외 지음,좋은책만들기),''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로버트 기요사키 외 지음,황금가지),''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인간경영''(도몬 후유지 지음,경영정신)도 권할 만합니다.

    누가 알겠어요? 이렇게 펼친 책들이 뒷날 까치밥 하나 꼬옥 움켜쥐고 추위를 견디는 겨울 감나무처럼 우리들 고단한 삶을 단단하게 여물게 해줄 힘이 될지 말입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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