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살펴보도록 하자.우리나라의 경우 1980년을 전후로 기술도입에만 의존할 수 없는 경제환경이 전개되면서 과기부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사업이 본격 시작됐다.

이후 과학기술이 각 부처의 소관정책 차원에서 중요한 수단으로 등장하면서 산자부,정통부를 비롯한 거의 모든 부처에 연구개발사업이 도입됐다.

이 결과 우리나라 국가연구개발사업은 다소 복잡한 분산구조를 갖고 있다.

어쨌든 연구개발의 중요성이 확산되면서 우리나라 연구개발예산은 외환위기 전후로 변동을 겪긴 했으나 99년도에 3조6백88억원(정부예산 대비 3.7%)을 나타냈다.

물론 국가연구개발사업은 기업과 상관없이 정부가 수요자이거나 연구소나 대학 등이 대상인 경우도 포함하고 있다.

산업기술관련 연구개발예산이 66%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결국 벤처기업들 입장에선 대부분 직간접적으로 활용할 수가 있다.

현재 국가 전체 연구개발투자에서 민간이 거의 80%(10조원)에 육박한다지만,상위 20개사의 비중이 60%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벤처기업들에겐 국가연구개발사업이 중요한 자금조달의 창구일 수 있다.

하지만 소요시간과 노력을 감안해 볼 때 각 부처의 연구개발사업들중에서 자신의 업종이나 성격에 적합하고 수주하기 쉬운 골라 접근할 필요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 지원대상 프로젝트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프로그램이 있는가 하면 자유과제 응모를 허용하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는 수요조사나 기획단계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한정된 재원의 효율적 사용과 국제규범 등을 명분으로 기업과 관련된 대부분의 프로젝트를 정부와 기업간 매칭펀드 형식으로 운영한다.

특히 정부 지원분이 무상(grant)이 아닌 조건부 상환인 경우가 많다.

이와 함께 지식재산권이나 성과물의 처리규정도 미리 알아 둘 필요가 있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연구개발사업은 기업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기업에게 소유권이나 실시권을 부여하는 조치를 담고 있다.

평가와 관련해선 연구개발사업들 대부분이 사전,중간,사후평가의 단계를 거치는 등 다소 까다롭다.

사전평가에서는 사업계획서 작성이 일차적으로 중요하다.

중간평가나 사후평가는 예산의 효율적 집행과 정부지원금의 조건부 상환을 매개로 한 우대 및 벌칙 때문에 불가피하게 도입된 측면도 있다.

벤처기업 입장에서는 관료적 절차로 비칠 수도 있는데 향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연구개발사업은 벤처기업에 대해 진입상 우대조항을 갖추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그만큼 경쟁에 유리하다.

특히 벤처기업으로 확인받고자 하는 기업들은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서 지정한 연구개발사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안현실 전문위원 ahs@hankyung.com(경영과학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