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철강제품과 반도체 칩등 한국과 미국의 주요 무역분쟁과 관련한 세계무역기구(WTO)의 판정이 이달초부터 잇따를 예정이어서 국내 관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있다.

3일 무역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WTO분쟁조정기구(DSB)의 심리절차를 모두 마치고 패널리스트 판정만 남아 있는 한.미 통상쟁점들은 미국의 반덤핑제도 자체를 문제삼고있어 일본처럼 한국과 입장이 같은 나라뿐만 아니라 유럽국가등 전세계 대미교역국들이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다.

특히 11월중순께로 예상되고 있는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규제와관련된 판정은 판정시기 및 결과가 미국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WTO판정결과에 따른 정치적인 파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WTO는 한국산 철강제품에 관한 판정에 이어 11월말에는 일본철강제품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조치 제소에 관해서도 판정을 내릴 예정이어서 한.일 양국 정부와 업계가 공동대응을 하고있다.

철강판정에 앞서 오는 11일 소집되는 DSB 특별회의의 한국산 반도체 칩(D램)에 관한 잠정보고서 내용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 문제는 미국의 반덤핑제도 운용과 직접 연관돼있고 한국이 WTO회원국으로서는 처음으로 WTO 판정에 대한 미국의 불이행 문제를 거론한 것이어서 다른 회원국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있다.

한국은 지난 99년 3월19일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가 수출한 D램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조치가 WTO 협정에 위배된다는 WTO의 공식판정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관련법규 개정내용이 WTO협정에 여전히 위배되고 있으며 <> WTO 결정에 대한 미국측의 이행내용이 미흡하고 <>관련법규 개정내용을 공표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있다는 점을 지적,지난 4월 중재를 요청했었다.

한편,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워싱턴 무역관이 3일 입수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의회제출용 "무역정책운용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수출규모에 비해 한.미 무역마찰이 상대적으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말 현재 16개 수출상품에 대해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부과받아 일본(34개), 중국(29개), 대만(21개)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이는 미국의 전체 반덤핑.상계관세 부과 품목(44개국 246개)의 6.5%에 해당하는 것으로 한국산 제품의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3%로 8위에 그친데 비하면 너무 높은 것이다.

정부보조금 부당 지급등을 이유로 상계관세가 매겨지는 품목도 한국은 4개나 됐으나 일본, 중국은 하나도 없었다.

또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받고 있는 선재,가스용강관을 합하면 모두 19개 한국 수출상품들이 미국의 수입규제를 받고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