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명으로 구성된 평가단이 종합부문 사업운영 관리조직 자산관리 등 4개 부문으로 나누어 평가한 기금운용실태 결과를 보면 평가 5등급중 하위인 D.E가 수두룩하다.

그만큼 기금의 사업목적이 불분명하고 방만한 관리조직을 가지고 있으며 자산관리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 많다는 의미다.

62개 기금별로 각각 20개의 평가항목이 있지만 이중 A평가를 받은 항목은 통털어 7개(0.6%)에 그친다.


◆ 전반적으로 문제점 제기 =평가단의 김중수 단장(경희대교수)은 "전반적으로 사업운영의 적정성, 조직의 전문성, 자산운용의 효율성 등에서 다수의 문제점이 제기돼 앞으로 강도높은 개선노력이 요구된다"는 총평을 내렸다.

종합평가에서는 △기금관리인력의 전문성 부재 △여유자산 관리의 효율성 저조 △재원의 합목적성 제고노력 미흡 △기금의 운용성과에 대한 평가 및 보상체계 결여 △수혜자 선정과정 등 기금관련 정보의 폐쇄성 △기금정비 노력 미흡 등이 지적됐다.

기금운영이 총체적으로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얘기다.

◆ 사업운영.관리조직 곳곳에서 문제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기금이 취미교실과 경로잔치에 지출한 것이나 근로복지진흥기금이 관광실업대책사업을 한 것은 기금을 합리적인 우선기준에 따라 배분하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

국민연금기금은 복지타운을 세워 기금 본연의 목적에 맞지 않는데다 수익성도 떨어지는 사업이라는 지적을 받았고 문예진흥기금은 8백58건 사업에 5백14억원을 배정, 다수에게 떡나눠 주기식 획일성 재원배분을 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 자산관리 개선책 시급 =대부분 자산운용정책이 없으며 전문성과 합리성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수익률도 아예 없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기금은 단기상품 운용원칙으로 구체성이 없는 경우로,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은 1백% 통안증권 투자로 탄력성이 미흡한 사례로 지적됐다.

◆ 잘한 기금도 있어 =전반적으로 큰 문제점을 안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의 기금정리 노력은 평가받을 만하다.

지난해부터 유명무실한 기금 11개가 폐지되고 유사한 기능의 기금 10개가 4개로 통합됐다.

기타기금으로 감시영역밖에 놓여져 있던 10개 기금이 공공기금화됐다.

지난해 75개였던 기금은 2003년까지 55개로 줄어들게 된다.

기금별로 보면 사업운영 측면에서는 부실채권정리기금이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노력했으며 수출보험기금은 중소기업 무역금융 대출활성화를 위해 애쓴 것으로 평가됐다.

전문성 높이기에서는 기술신용보증기금과 국민연금기금이 각각 성과를 평가받았다.

또 공무원연금기금 근로복지진흥기금 등은 수익성이 낮은 부대사업을 민간에 위탁, 핵심사업에 주력하려는 노력으로 후한 점수를 받았다.

이밖에 농지관리기금과 국민연금기금은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