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기업에 새 CEO가 영입되면 그 후광효과로 주가가 뛴다.이때가 주식을 팔아치울 절호의 찬스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자매주간지 ''배런스''는 최신호(28일자)에서 휘청대는 기업에 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할 무렵 주식을 처분하는 게 성공투자전략이라고 보도했다.

80년대 침몰하는 크라이슬러를 건져올린 아이아코카,90년대 멸종해가던 공룡 IBM을 회생시킨 루 거스너.

이들로 상징되는 ''스타 CEO 신드롬''은 성공률보다 실패율이 높으며 시간이 갈수록 이들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창업 이후 1백여년만에 처음으로 외부에서 영입된 CEO로 화제를 모았던 코닥의 조지 피셔.

지난 93년말 그의 취임직후 46달러대의 주가는 2배 가까운 90달러까지 치솟았다.

다운사이징과 혁신의 칼로 코닥을 변신시키리란 투자자들의 기대심리에서였다.

그러나 피셔가 물러나던 올 1월 주가는 60달러대를 오르내리고 있었다.

''디지털시대의 생존전략''이라는 근본적인 숙제를 풀지 못한 탓이었다.

제록스의 리처드 토만은 "재무전문가는 훌륭한 최고경영자가 될 수 없다"는 통념을 확인시킨 케이스다.

루 거스너와 콤비를 이뤄 ''IBM회생 신화''를 만들었던 토만은 작년 3월 취임과 동시에 주가를 52달러에서 60달러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재임 13개월만인 지난 5월 토만의 영웅담은 불명예 퇴진으로 막을 내렸다.

취임당시보다 70%이상 폭락한 15달러대의 주가와 영업인력 무차별 감원으로 인한 사기저하라는 고질병만 남긴채.

지난 97년말 휴즈전자의 스타였던 마이클 암스트롱이 AT&T의 수장이 됐을때 29달러에 불과하던 주가는 새 CEO에 대한 기대감으로 금방 60달러대로 폭등했다.

그러나 지금 AT&T 주가는 그의 취임직전과 비슷한 30달러대로 되돌아갔다.

타겟스토어스 등에서 명성을 쌓은 프로이드 홀이 파산직전의 K마트호 선장으로 취임하자 당시 14달러대이던 주가는 19달러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홀은 급변하는 할인점업계의 환경을 무시한채 원가절감이라는 구식무기만 휘둘렀다.

취임 5년만인 지난 5월 홀이 물러날 당시 주가는 취임당시보다 42% 폭락한 7달러대를 기록하고 있었다.

배런스지는 이같은 사례들을 열거하면서 ''병든 기업의 경우 새 CEO가 영입돼 그 후광효과로 주가가 오르면 더이상 기대하지 말고 주식을 파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