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월(越)나라의 수도였던 쑤저우(蘇州).

상하이에서 자동차로 1시간 10분 정도 거리인 이곳에는 삼성전자의 현지법인이 자리잡고 있다.

토요일이었지만 쑤저우삼성전자유한공사 박종하 사장은 막 생산라인을 돌아보고 나온 작업복 차림이었다.

쑤저우는 삼성전자의 백색가전 기지.

중국업체의 공장을 인수해 지난 95년부터 생산에 들어갔다.

냉장고 전자레인지 세탁기 등이 주요 생산품목.

중국내 판매량에서 모두 10위안에 들만큼 기반을 다졌다.

지난해 처음으로 2백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최근 중국정부가 중국 가전업체들을 통폐합.대형화시켜 시장경쟁이 격화되고 있지만 올해는 2억달러 매출에 1천만달러의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10월부터는 에어컨 생산 계획도 잡아 놓을 만큼 자신감을 갖고 있다.

쑤저우삼성전자는 철저한 현지와와 단지화, 그리고 경쟁원리를 도입한 종업원 관리로 비교적 성공한 화둥(華東)진출 케이스로 자리잡았다.

현지화 측면에선 부품의 94%를 중국내에서 조달한다.

제조뿐만 아니라 현지직원 50여명이 설계도 직접 맡게 했다.

공장 전체 1천4백여명의 직원중 한국직원은 박 사장을 포함, 9명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여러가지 백색가전 제품을 한데 모아 생산하는 단지화에도 성공했다.

예컨대 서로 성수기가 다른 냉장고와 전자레인지를 함께 생산함으로써 안정적인 생산관리가 가능해졌다.

여기에 삼성 특유의 인사관리체제도 효과를 봤다.

"이곳 인력도 한국 근로자와 비슷한 자질을 갖고 있어 한국에서처럼 경쟁체제를 도입한 것이 종업원들의 생산성을 높였습니다"

박 사장은 조별로 성과를 평가해 상금도 주고 인사고과에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기본급의 80%에 달하는 보너스는 모두 인센티브제다.

개인별 성과를 A~D 등급으로 평가해 임금차를 최고 60%까지 벌려놨다.

삼성전자의 성공에는 쑤저우 자체의 경쟁력도 도움이 됐다.

박 사장은 "주변에 대학이 많아 고급인력을 확보하기 쉽고 상하이와 인접해 있어 물류와 유통이 원활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쑤저우시의 적극적인 외자유치 노력과 맞물려 양호한 투자환경을 제공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