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 회복세 속에서도 일부 지역은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수도권과의 격차는 더욱 심화되는 추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3일 ''지역경제 분석 보고서''를 통해 전통산업 정체와 디지털 혁명에 따라 첨단 및 정보기술(IT) 산업이 집중돼 있는 수도권과 타지역간의 격차는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종합 청사진이 필요한 시기라는 진단이다.

◆ 무너지는 지역경제 =경제력의 수도권 집중현상이 심화되는 추세다.

지난 7월말 현재 전국 7천7백개 벤처기업중 수도권에 70%인 5천5백개가 몰려 있다.

특히 인터넷과 컴퓨터 등 첨단 IT분야의 84%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경제력의 수도권 집중현상이 심화될 뿐 아니라 지역별로도 큰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지역별로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올 2.4분기 산업생산지수를 비교해 보면 경기와 제주는 97년 3.4분기에 비해 1.7배로 증가했다.

반면 부산과 강원 등은 0.9배 수준에 불과했다.

부산과 광주 인천의 경우 실업률이 5%를 넘어서는 등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 지역경제의 새로운 싹들 =일부 지역들은 차별화된 전략과 특화산업 육성으로 경제활성화를 도모,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부산과 대구는 각각 ''신발산업 지식집약화 전략''과 ''밀라노 프로젝트''를 통해 신발과 섬유 등 전통산업을 고부가가치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충남 금산은 특산물인 인삼을 활용, 축제와 관광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전남 함평의 경우 나비축제 등을 통해 미개발된 농촌환경의 장점을 환경친화적 축제로 연결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5월 열린 제2회 나비축제는 75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 8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 처방 =삼성연구소는 지역편차의 심화는 지역경제에 대한 장기비전과 발전전략 부재가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과거 전통산업과 양적발전에 의존한 지방개발전략이 실패로 끝나면서 8월현재 전국 16개 시.도의 부채만 18조원에 달하며 연간 이자부담도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지역경제와 지방재정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강신겸 삼성연구소 연구원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단기적인 지역개발 전략에서 벗아나 10년을 내다본 첨단산업 육성, 30년을 지향하는 인재양성, 50년 이후를 기약하는 생태환경 보전 등과 같은 장기 청사진을 토대로 발전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