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좀 찜찜하다"

인터넷에 능숙한 미국 고교생들이 "온라인 대입원서접수"를 꺼리고 있다.

이들은 대학을 선택하는데 인터넷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고 있지만 정작 온라인으로 원서를 접수하는데는 망설이고 있다.

한마디로 뒷맛이 개운치 않다는 것이다.

고등교육마케팅및 컨설팅회사인 아트앤드사이언스(Art&Science)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개인정보가 새나가지 않을까하는 공포감.

전통적인 "종이서류"로 접수시킨 대학생들의 41%는 온라인으로 원서접수를 시킬 경우 기록된 개인신상을 제3자가 엿볼지 모른다는 공포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는 온라인접수가 대학당국의 관련담당자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에 대한 불안감이다(응답자의 44%).

혹시나 엉뚱한 제3자에게 전달돼 분실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된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많은 학생들은 온라인이나 대학웹사이트에서 원서양식을 기입한뒤 이를 프린트해 우편으로 접수시키고 있으며(38%), 순수 온라인접수는 7%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은 대학당국이 온라인접수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주려면 무엇보다 원서접수 즉시 e메일등을 통해 접수사실을 확인해 줘야하고(복수응답자 90%),웹사이트에 대한 보안대책도 더욱 강화시켜야한다(82%)고 주장한다.

온라인접수 수수료 인하를 요구한 학생들도 80%를 넘었다.

아트앤사이언스의 리처드 헤셀은 이에 대해 "대학생들이 온라인접수를 꺼리는 것은 인터넷자체와 접수된 원서가 제대로 취급되는지에 대한 복합적 불안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학당국의 반응은 물론 "걱정마라"다.

종이서류를 통한 접수도 결국 온라인접수와 같은 형태로 저장되기 때문에 위험요소가 전혀 없다고 강조한다.

개인신상정보의 보안도 "철통"이니 마음 푹놓고 온라인접수를 하라는 것이다.

워싱턴에 있는 대학입학카운슬링협회의 마크 캐넌 집행이사도 "대학당국은 지원학생들의 신상보안에 가장 신경을 써 왔으며 이는 온라인 접수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물론 이러한 불안감에도 불구,온라인으로 대입원서를 접수시키는 고고생들의 숫자는 점차 많아지고 있다.

합격여부도 대부분 대학웹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오하이오 데이톤대학의 등록행정을 맡고 있는 크리스 무노즈 부사무장은 오는 가을학기 신청자중 57%가 인터넷으로 원서를 접수시켰다고 밝혔다.

98년 27%에 비해 거의 배가 늘어난 수치다.

미국의 대학당국은 실질적으로 고교생들의 온라인접수를 늘리기 위한 각종 조치를 취하고 있다.

보안강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장학금및 학비등 고교생들이 알고 싶어하는 각종 정보도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많은 돈을 투자,재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사이트도 개설하고 있다.

학과별 특성에 맞는 특화된 사이트를 만들어 학생들의 지적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대학들도 늘어나고 있다.

또한 대학내에서도 기존의 "벽보식 게시판"이 줄어드는 대신 "교내웹사이트"이용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매일 매일 쏟아지는 교내정보를 벽보가 소화하기엔 벅차다는 것이다.

"온라인접수 믿어달라"는 대학당국의 호소가 미국 고교생들의 불안감을 얼마나 떨쳐낼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